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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절세를 한번에… OCI·한미약품 통합 '신의 한 수'

입력: 2024- 01- 21- 오후 03:00
경영권·절세를 한번에… OCI·한미약품 통합 '신의 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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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의 통합이 '신의 한 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경영권을 강화하고 향후 승계를 위한 상속세 부담을 덜 수 있어서다. 한국은 상속세율이 높아 상속만으로 경영권을 승계할 경우 2~3세대를 넘기기 힘들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은 그룹간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현물출자와 신주발행 취득 등을 통해 OCI그룹 지주사 OCI홀딩스가 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그룹 지주사) 지분 27.0%를, 임주현 사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가 OCI홀딩스 지분 10.4%를 취득하는 게 핵심이다. 지분 취득이 끝나면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은 하나의 기업집단으로 통합된다. 통합 지주사 역할은 OCI홀딩스(향후 사명 변경)가 맡는다.

이번 통합으로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의 경영권이 강화된다. 현재 이우현 회장은 OCI홀딩스 3대 주주(지분 6.55%)에 그친다. 1·2대 주주는 숙부인 이화영 유니드 회장(7.41%)과 이복영 SGC에너지 회장(7.37%)이다. 한미사이언스는 주요주주가 송영숙 회장(12.56%)이고 임종윤 사장(12.12%), 임주현 사장(7.29%), 임종훈 사장(7.20%) 등의 순이다. 그룹 통합 후 임주현 사장과 이우현 회장의 통합 지주사 지분은 각각 8.62%, 5.87%가 된다. 지분을 합치면 14.49%로 최대주주 역할을 할 수 있다.

다음 세대로 경영권을 넘길 때 상속세를 절감할 수 있다는 점도 재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한국의 상속세 최고세율은 50%에 달한다. 최대주주로부터 주식을 상속받을 때는 할증이 적용돼 세율이 60%까지 오른다. 그룹 통합에 성공하면 OCI홀딩스 최대주주는 한미사이언스 측이,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는 OCI홀딩스가 된다. 서로가 각 사 최대주주이기 때문에 다음 세대로 총수일가 개인 지분을 상속할 때 할증이 적용되지 않는다.

지금껏 국내 주요 기업 총수일가는 대규모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 회사 지분을 정리하곤 했다. 삼성 일가인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은 지난 11일 삼성전자 (KS:005930) 보통주 총 2982만9183주(2조1691억원 규모)를 처분했다. 삼성 일가는 고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이 별세하며 발생한 상속세 총 12조원을 납부해야 한다. 고 김정주 넥슨그룹 창업자의 유족들은 상속세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지주회사 NXC 지분 29.29%(85만1968주·4조7000억원 규모)를 정부에 물납했다.

상속세 부담 때문에 경영권 승계를 포기하는 기업도 있었다. 국내 광통신 소자 부문 1위였던 우리로광통신(현 우리로)는 2013년 투자자문업체 인피온에 경영권을 넘겼다. 같은 해 별세한 고 김국웅 회장(창업주)의 유족들이 상속세 재원에 마련해 실패해서다. 손톱깎이 생산업체 쓰리쎄븐, 밀폐용기 생산업체 락앤락 등도 총수일가가 상속세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고 경영권을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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