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판도 바꿀 '게임 체인저'… 전고체 배터리, 어느 기업이 앞서나
②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앞당긴다지만… 해결할 문제 '산더미'
③"대기업 못지않다"… 주목해야 할 전고체 배터리 알짜 기업[소박스]
전기차 시대를 선도할 게임 체인저로 꼽히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속도가 붙으면서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도 주목받는다. 배터리업계를 대표하는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대기업 3사 외에도 중견·중소기업들 역시 전고체 배터리 기술 경쟁력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며 시장 리더십 확보에 공을 들인다.
전고체 배터리, 2035년 32조 시장 열린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 사이에 액체전해질과 분리막을 고체전해질층으로 바꿔 발열과 인화성을 대폭 줄이고 안정성을 대폭 높인 배터리다. 5분 만에 80%가량 충전이 가능하며 주행거리도 800㎞ 이상 이어서 현재의 리튬이온 배터리의 한계를 극복할 차세대 배터리로 꼽힌다.
중견·중소기업들도 대기업 못지 않은 투자와 연구개발(R&D)을 바탕으로 관련 기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표적인 업체가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이다.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은 중견 화학기업인 이수화학이 지난해 5월 정밀화학 및 전고체 전지 소재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출범한 업체로 고체 전해질 원료인 황화리튬(Li2S)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국내에서 황화리튬 양산이 가능한 업체는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이 유일하다.
황화리튬 생산은 황 가공기술력이 핵심인데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은 정밀화학 제품인 분자량 조절제 테셔리도데실메르캅탄(TDM), 녹말옥틸메르캅탄(NOM) 제품 등을 만들 때 황을 가공해 본 경험이 풍부하다.
시설투자 부문에서 2021년 210억원을 투자해 이듬해 11월 연산 20톤 규모의 황화리튬 데모플랜트를 준공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180억원을 추가로 투입해 설비를 증설하기로 했다. 이수스페셜티케미컬 관계자는 추가 투자에 대해 "고객수요 대응 및 최적화 공법을 적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설은 올해 5월까지 진행되며 완료 후에는 고객사의 수요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은 황화리튬에 대한 선제적 수요 확보를 에코프로비엠 (KQ:247540), 삼성SDI, 희성촉매, 미국 솔리드파워 등과 황화리튬 상용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아이엘사이언스, 씨아이에스 등 강자 눈길
LED 조명과 광학기구 사업을 영위하는 아이엘사이언스는 가천대학교와 금속 리튬 기반 음극 혁신소재 및 전고체 배터리 시스템 개발을 위한 산학협력 협약을 체결하고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이엘사이언스 관계자는 "산학협력을 통해 또 한 번 혁신적 기술을 선보일 수 있도록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2차전지 밸류체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반기술을 축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차전지 전극제조 장비 업체인 씨아이에스는 2017년부터 차세대 전지 소재 분야로의 진입을 위한 전고체 배터리 고체 전해질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현재 전고체 배터리 고체 전해질막 제조와 입도제어의 신공정 개발, 복합전극 제조 및 압연공정 장비개발을 수행 중이며 공동연구를 통해 전고체전지 전용 공정장비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2차전지 고체 전해질 대량 양산 기술 관련 국책과제 총괄 연구기관으로 선정됐다.
이번 국책과제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차세대 이차전지 소재·부품·의 기술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씨아이에스는 한국세라믹기술원, 국민대학교, 고려대학교 등과 연구단을 구성해 저비용 황화물 기반 고체 전해질 양산을 위한 요소 기술과 합성 장비, 박막 분리막 공정 등을 개발할 예정이다.
최근 자회사 씨아이솔리드를 합병해 전고체 경쟁력 기반을 강화했다. 박준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합병을 통해 모회사인 씨아이에스는 2차전지와 전고체 장비를 만드는 사업에 집중하고, 씨아이솔리드는 전고체 소재만을 개발하는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자회사 합병을 통해 전고체 소재 및 장비 사업에 대한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이 외에 지난 1976년에 설립된 정밀화학 제조업체인 한농화성도 전고체 배터리 전해질을 개발 중이다. 디스플레이 소재·부품 전문기업인 정관 역시 2022년 포스코홀딩스와 전고체 배터리용 고체 전해질 생산 합작법인(JV) '포스코제이케이솔리드솔루션(포스코JK솔리드솔루션)'을 설립하고 경남 양산시에 연간 24톤 규모의 전기차용 고체 전해질 공장을 구축, 글로벌 배터리사들과 전고체 배터리 개발 협력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