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거래를 승인한 가운데 금융당국이 증권사에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매매 제한을 권고했다.
증권사들은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 계획을 철회하거나 캐나다, 독일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 신규 매수를 중단하는 등 혼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애플이나 테슬라처럼 해외 주식 거래를 통해 비트코인 ETF를 매매하려고 했던 개인투자자들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증권사에 미국 상장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매매 제한 권고문을 발송했다.
금융위는 권고문을 통해 "국내 증권사가 해외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중개하는 것은 가상자산에 대한 기존 정부입장 및 자본시장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상자산의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올해 7월 시행되는 등 가상자산에 대한 규율이 마련되고 있고 미국 등 해외사례도 있는 만큼 추가 검토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의 비트코인 현물 ETF 매매 제한 지침에 증권사들은 거래 방침을 변경하는 등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키움증권은 전날 오후 홈페이지에 비트코인 현물 ETF 11종목을 신규 상장한다고 공지했다가 약 30분 만에 해당 공지를 삭제했다. 이후 키움증권 측은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는 거래를 보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등 증권사는 캐나다·독일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 신규 매수를 중지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금융당국 지침이 나오면서 기존 고객의 매도는 가능하지만 신규 매수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선물 ETF는 정상 거래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당국의 명확한 지침이 마련될 때까지 내부적으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