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Times - [시티타임스=미국/북중남미] 미국에서 팬데믹 기간 동안 상점과 직장이 문을 닫는 바람에 자동차 주행거리는 감소했지만, 차량 판매는 꾸준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 보도했다.
팬데믹 이전에는 도로 주행량이 늘어나는 비율 만큼 등록 차량의 수도 늘었다. 그러나 팬데믹 기간에는 주행량이 줄어든 데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판매 차량 수는 줄고 가격은 급등했는데도 불구하고 등록 차량은 더 많아졌다. 그 결과 자동차는 더 많아졌지만 주행 거리는 줄어들고 있으며, 이런 현상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팬데믹 시작 전 미국의 운행 차량 수는 2억7천800만대였는데 2023년에는 2억 8천400만대로 증가했다. 사람들이 차를 두 세 대씩 구매하는 것은 아니고, 차량의 증가가 가구 수 증가와 일치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WSJ는 분석했다. S&P글로벌 모빌리티에 따르면 가구당 평균 차량 수는 2007~2009년 경기 침체기에 잠시 감소한 것을 빼면 최소 20년 동안 약 2.2대를 유지하고 있다.
구매하는 차량의 종류는 달라졌다. 미국인들은 승용차보다 더 크고 비싼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사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팬데믹 기간 동안, 그리고 종식된 지금도 이런 차량 중 상당수가 차고에만 머무르고 있다.
미국 교통부 설문조사에 따르면 2022년 미국인의 자동차 여행 횟수는 2017년에 비해 3분의 1 이상 줄었다. 다만 이 조사에서 여행은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의 이동을 뜻하며, 마트에 갔다가 오는 것도 두 번의 여행으로 간주했다. 이는 원격 근무의 영향도 있지만, 쇼핑과 외식, 여가를 위한 여행 모두 2017년에 비해 줄었다. 팬데믹으로 미국인은 ‘집콕족’이 됐다고 WSJ는 짚었다.
최근 자료에 보면 예전 습관으로 빨리 돌아가기는 어려워 보인다. 경제학자 호세 마리아 바레로, 니콜라스 블룸, 스티븐 데이비스 연구에 따르면 고용주들의 사무실 복귀 압박에도 10월 근무일 중 약 28%가 재택근무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 이후 반등했던 미국의 1인당 주행 거리는 2022년 봄 이후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줄었다.
한편 차량 가격 상승과 금리 인상으로 인해 월 할부금이 증가하면서 대출금 상환이 힘들어진 사람들이 늘고 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2023년 3분기 심각하게 연체된 자동차 대출 비중이 2010년 이후 최고치로 올랐다.
그렇다고 앞으로 자동차나 트럭을 덜 사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팬데믹으로 많은 가족들이 교외나 차량 이동이 필요한 남부 및 서부 지역으로 이주했다고 싱크탱크인 ‘Eno 교통센터’의 로버트 푸엔테스 대표가 말했다.
팬데믹 기간 신차 판매는 공급 부족으로 감소했지만 지금은 이런 문제가 다 해결돼 판매가 다시 회복세다. S&P글로벌 모빌리티의 애널리스트들은 2023년 미국 신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12% 늘고 내년에는 2%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S&P 연구원 토드 캠포는 향후 5년간은 차량 판매량이 팬데믹 이전 수준인 1천550만~1천700만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