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김민수 기자] 카카오페이의 미국 종합 증권사 시버트에 대한 경영권 인수가 무산됐다.
카카오페이가 시버트와의 합의에 따라 시버트 지분과 경영권 인수를 위한 2차 거래는 진행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20일 공시했다.
최근 카카오그룹의 사법 리스크가 커지면서 인수합병(M&A)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4월 시버트의 지분 51.0%를 두 차례에 걸쳐 약 1039억 원에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지난 5월 시버트가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한 1700만달러(약 230억원) 규모 신주를 인수해 시버트 지분 19.9%를 확보하며 1차 거래를 마쳤다.
이후 시버트와의 2차 계약을 통해 31.1% 지분을 추가로 사들여 51% 지분(약 1038억원 규모)을 확보 경영권 인수까지 추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시버트는 카카오그룹 경영진이 주가조작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자 지난달 카카오에 “2차 거래를 종결하기 어려운 ‘중대한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했다고 판단한다”는 내용의 서신을 보냈다.
시버트는 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한국 당국이 카카오와 계열사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조처하고 있어 카카오페이와 관련한 부정적 영향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카카오 (KS:035720) 경영진은 SM엔터테인먼트 인수 당시 시세 조종 혐의를 받고 있다.
카카오 창업주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2월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경쟁사를 방해하기 위해 SM엔터 주가를 조작했다는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또 금융 당국은 카카오모빌리티의 분식 회계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시버트의 지분 19.9%를 보유한 카카오페이는 이사회 구성원 자격은 유지한다.
하지만 2차 거래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지분 인수 계약은 종료된다. 이에 따라 시버트는 카카오페이에 내년 3월 29일부터 2026년 6월 30일까지 총 10개 분기에 걸쳐 500만 달러(약 65억 원) 규모의 합의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카카오페이 측은 “앞으로도 이사회 멤버로서 지속적인 협력 기회를 모색하고 두 회사의 비즈니스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