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Times - 서울 시내 환전소. [사진=뉴스1]
[시티타임스=한국일반] 한국이 2016년 이후 약 7년 만에 미국의 '환율 관찰대상국'에서 제외됐다. 우리나라 외환시장의 투명성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선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한편으론 경상수지 악화라는 씁쓸한 단면을 나타낸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지난 7일(현지시간) 환율관찰대상국 명단에서 스위스와 함께 우리나라를 제외하는 내용의 '2023년 하반기 환율보고서'를 발표했다.
미국은 지난 2015년 제정한 교역촉진법 등에 따라 매년 반기별로 주요 교역 대상국의 환율 정책을 평가해 심층분석국 또는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한다.
판단 기준은 △대미 무역(상품 및 서비스) 흑자 150억달러 이상 △경상수지 흑자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이상 △달러 순매수 규모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이상이면서 12개월 중 8개월 이상 개입 등 3가지다. 3가지 모두 해당하면 심층분석, 2가지만 해당하면 관찰 대상국이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016년 4월부터 올해 6월까지 대체로 2가지 기준에 해당돼 13번 연속 미국의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돼 왔다. 2019년 상반기에 일시적으로 1가지 조건만 충족했지만 '2회 연속 1개 이하'에 해당해야 제외되는 규정 상 관찰대상국 지위가 유지됐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지난 평가 기준 기간인 지난해 1~12월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규모 1.8%, 이번 평가 기간인 2022년 7월~올해 6월 0.5%로 2회 연속 기준을 미달한 데 이어, 외환시장 개입 정도도 낮은 것으로 평가되며 7년 만에 관찰대상국 지위를 내려놓게 됐다.
미 재무부는 이번 보고서에서 우리나라가 대미 무역 흑자 150달러 이상 기준만 충족한다고 밝혔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번 결과에 대해 "우리나라 환율 정책의 투명성을 대외적으로 인정받고, 한미 양국의 협력 관계가 공고해졌다는 반증"이라고 평가했다.
정영식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선임연구위원도 "관찰대상국에서 제외된 결과가 시장에 직접 영향을 준다고 보긴 어렵다"면서도 "외환시장의 투명성이 높아지는 측면에서 대외 신뢰도를 개선 시킬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봤다.
하지만 이번 결과에는 최근 우리나라의 악화된 경상수지가 반영된 만큼 마냥 웃을 수는 없다는 시선도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최근 수출 경쟁력 약화에 따라 구조적으로 경상수지가 악화된 만큼 향후 관찰대상국이 되고 싶어도 지정받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