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김우림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대웅제약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면서 오너일가의 내부거래 현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의혹 재부각
공정위는 앞서 지난달 30일 대웅제약 현장수사를 통해 내부 지원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공정위는 최근 중견 기업집단의 내부거래 현황 모니터링에서 다수 기업의 부당 내부거래 혐의를 포착하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 대웅제약에 대한 조사도 오너가의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조사로 알려졌다.
대웅의 최대 주주이기도 한 윤재승 대웅제약 최고비전전문가(CVO)가 개인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비상장사들이 대웅제약과 계열사들을 통해 일감을 받고 있어 조사 선상에 올랐다.
대웅제약 오너일가 회사로 알려진 업체는 인성TSS, 디엔홀딩스, 이지메디컴, 엠서클 등이다.
이 중 인성TSS는 윤 CVO가 60%, 윤 CVO의 아들 윤석민 씨가 40%의 지분을 보유한 100% 가족회사로 알려졌다. 인성TSS의 대표이사는 정윤미 씨다.
엠서클에는 윤 CVO의 아들 윤석민씨가 근무 중이며 인성TSS가 최대주주(지분율 65.33%)다.
엠서클의 지난해 매출액 645억원 중 대웅제약을 통해 낸 매출은 203억원으로 31.4%에 달한다.
디엔홀딩스 역시 내부거래 비중이 높다. 디엔홀딩스의 지난해 매출 192억원 중 관계사인 엠서클과 대웅, 대웅제약, 대웅바이오 등 특수관계자를 통해 발생한 매출은 60억원으로 31.2%였다.
윤 CVO는 디엔홀딩스 지분 36.61%를 보유하고 있다. 디엔홀딩스가 14.83% 지분을 갖는 블루넷도 대웅제약 오너일가의 가족회사로 알려져 있다.
블루넷은 시지바이오의 최대주주(지분율 55.9%)이기도 하다. 시지바이오 역시 내부거래 비율이 높다.
시지바이오는 특수관계자 거래를 통해 창출한 매출이 465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매출 1297억원의 35.9%를 차지했다.
시지바이오는 특수관계자로인 대웅제약, 대웅바이오, 디엔코스메틱, 이지메디컴 등으로부터 매출을 냈다.
이중 이지메디컴은 윤 CVO가 23.79%, 인성TSS가 15.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지메디컴도 특수관계자거래 매출 비중이 30.6%에 달한다.
◇ 공정위 칼날 제약업계로 확산하나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총수 일가가 보유한 지분이 일정 비율(상장회사 30%·비상장회사 20%) 이상이고,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원을 넘거나 비율이 연 매출의 12% 이상일 경우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된다.
공정거래법 제47조에 따르면 부당한 이익제공 행위는 지원주체가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회사여야 하고 지원객체는 총수일가(본인이나 친족) 또는 총수일가 지분이 20% 이상인 계열회사, 그 계열회사 지분이 50% 이상인 국내 계열회사여야 한다.
이 때문에 자산 5조원 미만인 중견기업그룹은 그간 일감 몰아주기 규제의 무풍지대였다.
하지만 공정위가 연초 예고처럼 중견 기업집단의 내부거래 현황을 본격적으로 살피면서 제약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앞서 공정위는 연초 업무계획에서 경영권 승계를 위한 편법적 부의 이전, 독립·중소기업의 경쟁력을 잠식하는 부당 지원, 부실 계열사 부당 지원 등을 집중 감시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그룹 계열사 부당지원으로 몸집을 불린 대웅제약이 실제 조사 선상에 올랐다.
대웅처럼 최근 10년 동안 계열사를 세워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같은 사업을 맡기고 덩치를 키운 제약사들이 늘어 업계도 긴장 중이다.
공정위 한 관계자는 “부당 내부거래는 기업의 자산 규모와 상관없이 제재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공정위의 2018년부터 현재까지 중견기업도 5건이나 시정명령 이상 부당 내부거래 제재를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