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Times - [시티타임스=미국/북중남미]
직장에서 갑작스럽게 업무 재배치를 받아 불안감을 느끼는 직원들이 늘어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최근 ‘조용한 ‘퇴사’를 하는 직원들이 많아진 것처럼 회사 역시 ‘조용한 해고’를 단행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회사의 인사 담당 임원 입장에서는 최고의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수년간 막대한 비용을 투자한 만큼, 직원을 새 직무로 재배치하는 것은 비용을 줄이면서 필요한 일자리를 채우는 방법이다. 혹은 회사가 내보내기 원하는 직원을 원치 않는 직무에 재배치해서 스스로 퇴사하게끔 종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인사 담당자들은 WSJ에 말했다.
채용 컨설팅 회사인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의 수석 부사장 앤디 챌린저는 “미국에 본사를 둔 기업들이 6월에 비해 7월의 일자리 감축을 42% 줄였다”고 밝혔다. 7월의 일자리 감축은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했는데, 올해 들어 전년 동기 대비 일자리 감축이 줄어든 것은 처음이다.
많은 근로자들은 직무 재배치가 결국 해고당하는 과정인 건지 걱정된다고 말한다. 최근 2년간 두 번의 업무 재배치를 받은 34세의 IBM 수석 영업 지원 전문가 매트 콘래드는 “’우리는 당신이 해고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으니, 당신도 최선을 다해 일하거나 다른 직업을 찾아보세요’라고 말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2021년 콘래드는 관리자로부터 전화를 받고 자신이 맡고 있던 매니저 역할이 없어졌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는 경험도 없는 소프트웨어 판 직무를 맡아 심적으로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해 말 콘래드는 자기 역량에 더 적합한 새 직무를 찾았지만 2022년 1월 그 팀이 해체되는 바람에 다시 다른 부서로 발령 받았다. 그는 영업 코치 직무를 찾아 달라고 회사에 요청했는데 그 일을 맡게 되기까지 6개월이 걸렸다.
조직 개편이 직원에게 불안감을 주긴 하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이들을 떠나지 않게 하려는 진정성 있는 조치일 수 있다고 기업 경영 코치 로베르타 매튜슨은 말했다. “그들은 직원들에게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내가 당신을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이다”라고 매튜슨은 덧붙였다.
하지만 다른 경우, 경영진이 의도적으로 근로자를 새 직무에 밀어 넣어 그만두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매튜슨은 “급여나 기술 수준이 훨씬 낮은 직책으로 재배치되는 경우, 구조조정 소문이 도는 부서로 재배치 되는 경우는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콘페리’의 인재 개발 책임자 나오미 서덜랜드는 “전보에 대해 의심스럽거나 불안하면 관리자에게 이게 무슨 의미인지 물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무 변호사들은 회사가 근로자를 재배치해도 법적 구제를 받을 방법은 거의 없다고 말한다. 예외가 있다면 그것이 보복성 재배치임을 입증할 수 있는 경우라고 ‘블랜차드 앤 워커’의 노무 변호사인 안젤라 L 워커는 밝혔다. 단 직원은 차별적 대우를 받았다는 증거를 내거나 부당하게 업무에서 배제된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