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상온·상압에서 구현되는 초전도체를 개발했다는 논문을 발표한 가운데 관련주가 들썩이고 있다. 초전도체 관련 종목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이자 '제2의 이차전지'가 될 수 있을 거란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 초전도체 관련 테마주로 꼽히는 서남 (KQ:294630)(30.00%)·모비스 (KQ:250060)(29.98%)·덕성 (KS:004830)(29.97%)·신성델타테크 (KQ:065350)(29.75%)·원익피앤(29.59%) 등은 연달아 급등한 채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한국거래소는 5개 종목에 대해 가격 변동성이 커지자 가격 안정화를 목적으로 하는 정적 변동성완화(VI)를 발동했다. VI는 실시간으로 거래·변화하는 주식시장에서 주문실수·수급 불균형 등에 의한 순간적인 주가 급변시 2분 동안 단일가매매를 강제하는 장치로 실시간 체결이 불가능하다.
이외 서원(29.98%)·대창(18.41%)·국일신동(12.48%)·이구산업(13.11%) 등도 상승세를 보이며 거래를 마감했다. 이들 종목의 경우 초전도체 물질을 만드는 과정에 납·구리 등이 활용돼 동합금 계열 제조업체들이 수혜를 볼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점쳐지면서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초전도체를 개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뒤늦게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급등세를 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2일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고려대 창업기업) 대표를 포함한 연구팀은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 '아카이브'(arXiv)에 "상온·상압에서 전류가 저항 없이 흐를 수 있는 초전도성을 갖는 물질을 세계 최초로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해당 논문에 따르면 납·구리·인회석(인산염 광물 일종) 등을 사용해 새로운 결정 구조인 'LK-99'를 발견했다는 설명이다. 초전도체는 전류 저항 없는 물질로 영하 180도의 극저온 환경이나 높은 압력에서만 구현이 가능했으나 상온·상압 환경에서도 초전도 현상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후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초전도체가 실제 구현 가능하다는 미국 연구진의 분석 결과, 구현에 성공했다는 중국 연구팀의 실험까지 등장했다.
온라인 투자 게시판에는 초전도체를 향한 관심과 의심을 동시에 드러내는 글이 다수 게재되고 있다. 30대 직장인이라는 한 투자자는 "2차전지가 일각에서만 유망주라고 언급될 때는 투자하지 않았지만 결국 엄청난 결과를 가져왔다"며 "초전도체가 유행타면서 관련 종목들이 점차 상승세에 진입한 게 2차전지 때와 유사하다"고 밝혔다.
다른 투자자들도 "2차전지가 '개미 죽이기' 종목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갈아타는 게 맞을지 고민이다" "하반기 유망업종으로 반도체, 인공지능(AI), 로봇 등이 언급됐는데 초전도체가 가장 확신이 든다" "변동성 완화 장치가 작동된 것을 보면 2차전지의 대항마가 될 듯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다른 한편에서는 "2차전지가 쉽게 사그라들 것 같진 않다" "초전도체가 얼만큼 열풍을 불러 일으킬지 모르겠다" 등 망설이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초전도체에 신중한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초전도체 개발의 최종 성공 여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며 "확실한 연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기다리는 등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논문을 토대로 각국 연구진들이 연구에 나선 상황"이라며 "연구 내용이 완전히 증명된다면 2차전지의 주도주 계보를 이어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