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김민영 기자] 반도체 노광 장비 선두기업인 네덜란드의 ASML(NASDAQ:ASML)의 2분기 실적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선단 공정 가동률 상승 확인 전까지 주가 상승 재료가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ASML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 전분기 대비 2% 증가하며, 팩트셋(FactSet) 컨센서스를 3% 상회했다. DUV 비중 증가 덕분에 수익성도 기대를 상회하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6% 웃돌았다.
그러나 서프라이즈 배경이 중국이었으며, EUV 수요가 부진하다는 점에서 마냥 긍정적이지 않다는 평가다.
문준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서프라이즈의 가장 큰 배경은 9월 발효될 첨단 DUV 장비 수출 규제를 대비하여, 장비 인도 지역 기준, 중국향 매출액이 전분기 대비 3배가 넘는 수준까지 급증한 점"이라며 "중국향 장비 매출 비중은 전분기 8%에서 이번 분기 24%로 증가했고 물론 상기 수치들에는 비중국 업체향 매출액도 포함되어 있지만 수출 규제가 중국 영토로의 장비 수출을 금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속 가능성을 충분히 걱정해 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판단했다.
궁극적으로 ASML의 밸류에이션 프리미엄(valuation premium)을 결정 짓는 EUV가 부진하다는 점도 우려요인으로 꼽힌다. EUV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28% 급감했고, 장비 매출 내 비중도 54%에서 37%로 감소했다.
ASML의 주가도 연간 기준 38% 상승한 상황에서 추가로 주가를 견인할 만한 상승재료가 없다는 판단으로 ASML의 밸류에이션은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비율) 기준, 5년 평균값을 하회하고 있다.
문준호 연구원은 "밸류에이션 멀티플(valuation multiple)은 지속 가능성이 의심되는 중국 지역 수요가 아니라, EUV 장비에 대한 수요에 더 의존적"이라며 EUV에 대한 전망과 믿음은 선단 공정 가동률이 개선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은 고사양 AI 반도체 수요에 열광하고 있으나, 웨이퍼 기준으로는 물량이 크지 않은 상황으로 AI 반도체 수요 증가가 선단 공정 투자로 100% 연결된다고 볼 수는 없다는 판단이다.
이어 "AI 반도체로 인해 capacity가 부족한 영역도 전공정이 아니라 후공정(advanced packaging)으로 AI 수요 증가로 이익 전망이 개선될 업체는 후공정 업체로 이익 가시성 관점에서도 더 나은 투자 대안"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