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인수합병(M&A) 규모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의 10분의 1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진단 전문 기업 에스디바이오센서가 미국 기업 메리디안바이오사이언스를 2조원에 인수한 게 가장 큰 M&A로 기록됐다.
반면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의 지난해 M&A 총 거래액은 920억 달러(약 118조원)에 달했다. 100억 달러(약 13조원)가 넘는 메가딜은 3건에 달했다.
출처=한국제약바이오협회
한국제약바이오 협회는 9일 ‘글로벌 빅파마와 국내 기업 M&A 동향’을 분석하고 이같이 밝혔다. 제약바이오 협회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2년까지 1억 달러 이상 규모의 글로벌 제약바이오 M&A 총 거래액은 약 1조4000억달러, 우리돈으로 1800조원에 달했다.
지난해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 주요 M&A는 73건으로 총 거래액은 930억 달러를 기록했다. 한화 기준 약 118조원 규모다. 거래건수는 2021년 대비 19%, 총 거래액은 12% 감소했다.
100억 달러가 넘는 메가딜은 총 3건이었다. 암젠이 호라이즌 인수 당시 기록한 280억 달러가 1위였으며 존슨앤드존슨(166억 달러, 에이바이오메드), 화이자 (NYSE:PFE)(116억 달러, 바이오헤븐)가 그 뒤를 이었다.
제약바이오 협회는 대규모 거래 대신 전략적으로 위험성이 낮고 작은 비용으로 대기업이 소규모 바이오텍을 인수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이른바 볼트온( Bolt-on) 거래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기준으로는 지난 3월13일 화이자가 430억원 달러에 미국 씨젠 (KQ:096530)을 인수한게 가장 큰 M&A였다.
출처=한국제약바이오협회
M&A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글로벌 시장과 달리 국내 시장에서는 빅딜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지난해 M&A는 175건이 있었다. 거래 금액은 약 10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보다 거래 건수는 25% 감소했으나, 거래 금액은 49% 늘었다.
거래금액은 개선되는 추세지만 국내 제약바이오 M&A 시장은 글로벌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고 중소형 규모가 대다수였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M&A의 또다른 특징은 글로벌 경쟁력 확보 목적이 많았다는 점이다.
2020년 이후 거래액이 2000억원 이상인 대규모 M&A와 국내 기업이 미국, 유럽 등 해외에 투자 또는 기업을 인수한 건수가 증가했다는 게 제약바이오 협회 설명이다.
제약바이오 협회는 “(국내) 제약사의 기존 전문의약품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디지털 헬스케어를 위한 IT융복합, 우주관련 사업, 식품기업의 레드바이오 사업 확장 등 이종산업 간 M&A를 통한 사업 다각화 노력이 엿보였다”면서 “다만 M&A 사례 중 여전히 국내 기업 간 거래가 대부분이었고 방식도 지분인수(주식양수양도)가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M&A가 혁신 신기술 확보, 파이프라인 확대를 통한 사업 다각화 및 수익창출 등 미래 기업 가치 증대를 위한 핵심 전략”이라면서 “(기업들은) 정부와 소통, 기업활력법 활용, 경영방식 변화 등으로 글로벌 진출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