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호 메리츠금융그룹 회장. 사진 출처 = 메리츠금융그룹.
메리츠금융지주 (KS:138040)가 25일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며 통합지주사로 출범했다.
메리츠금융그룹은 지난해 11월 21일 메리츠화재·메리츠증권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메리츠금융은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을 추진했다. 메리츠화재는 이미 상장폐지됐다. 메리츠증권은 이날부터 메리츠금융지주로 편입된다.
메리츠증권 주식 1주당 메리츠금융 주식 0.16주의 비율로 전환된다. 소수점은 제하고 변경돼 7주 이상 소유해야 새 주식을 배정받을 수 있다. 소수점만큼의 지분은 25일 종가를 기준으로 한 달 이내 현금으로 지급된다. 메리츠증권은 상장폐지된다.
메리츠금융 주가는 지난 11월 합병을 발표한 이후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월 2만원대 머물렀던 주가는 25일 4만7600원까지 치솟았다. 24일 종가를 기준으로 산출한 시가총액은 9조4450억원으로 10조원을 육박한다.
유동 물량 부담에 주가가 조정 가능성도 있지만 8조원 수준의 우리금융을 넘어선다. 금융지주 가운데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에 이어 시총 순위 4위로 올라섰다.
메리츠금융그룹은 ‘원 메리츠(One Meritz)’ 출범 첫날 우선 홈페이지부터 새롭게 선보였다. 경영활동에 관련된 모든 정보와 계열사 실적 수치, 배당금과 배당총액, 자사주 매입·소각 금액, 주주환원율도 일목요연하게 구성해 빠른 이해를 돕고 모바일에서도 핵심 내용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메리츠금융그룹은 사업 추진에서 더욱 신속한 행동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메리츠는 IB투자와 M&A 등에서 계열사들이 협업을 다수 진행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3사가 모두 상장사다 보니 이사회·주주총회 등을 모두 거쳐야 해 자금 조달이 늦은 경우도 있었다.
100% 자회사 구조일 경우 중간배당과 유상증자를 통해 1~2주 안에 그룹 내에서 자본 재배치가 가능하지만, 계열사가 모두 상장해 있는 경우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배당을 받고 유상증자하는 과정에 최대 1년까지 소요될 수 있다. 이에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도 지주사만 상장사로 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앞서 조정호 지주 회장은 지분율이 79%에서 40%선까지 내려감에도 불구하고 그룹 내 이익이 크다고 판단, 완전 자회사 합병을 단행했다. 이번 통합으로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해져 좋은 투자 기회를 잡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메리츠금융그룹이 적극적인 주주 환원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메리츠금융지주가 처음 3사 통합안을 발표했을 당시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겸 화재 대표이사와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은 직접 콘퍼런스콜 방식의 기업설명회(IR)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 방안과 경영 계획에 관해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메리츠금융지주는 올해부터 당기순이익의 50%를 주주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환원 방식은 배당 및 자사주 매입 소각 등을 모두 포함한다. 이는 각 사의 최근 3개년 주주 환원율인 지주 27.6%, 화재 39.7%, 증권 39.3%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단일 상장 전환 후 단순계산으로 7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 주주가치 제고에 사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합병 발표한 이후로 메리츠금융의 주가가 지속 상승세 보인 이유도 이같은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은 “메리츠금융지주와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메리츠화재, 메리츠증권은 안정적인 수익성을 바탕으로 한 효율적인 자본 배분을 통해 이전보다 유기적인 재무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서로 간의 시너지 효과와 전문성을 제고하고, 시장 안정화에 기여하기 위해 금융 생태계를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