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LG에너지솔루션]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피한 중국계 기업과 협업이 미국 기업뿐 아니라 국내 기업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공급망 강화를 목표로 아프리카 모로코에서 중국 리튬화합물 제조업체 야화(Yahua)와 협업을 선언했다. 이는 IRA 법안을 우회한 협업으로도 해석된다. IRA 법안 관련 LG에너지솔루션 내 노련한 대응으로 분석되는 부분이다.
LG에너지솔루션 (KS:373220)은 6일 중국 리튬화합물 제조 선두업체 야화(Yahua)와 아프리카 모로코 지역에서 수산화리튬 생산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모로코는 아프리카 대륙 북단에 위치한 나라로 미국, 유럽연합(EU)과 FTA 체결국이다.
IRA 세부법안에 따르면 배터리 핵심광물은 북미 및 미국 FTA 체결국에서 채굴·가공되면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모로코는 미국 FTA 체결국으로 중국 기업과 협업 하더라도 규제 사항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는 미국 완성차업체 포드와 CATL간 IRA 우회 협업과도 유사하다. 지난달 포드는 미국 내 배터리공장 건설과 인력은 자사가 담당하고 CATL은 기술력만 제공한다는 취지를 담은 협업 내용을 발표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지난달 SK온과 에코프로그룹 내 전구체 기업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중국 전구체 기업 GEM(거린메이)도 3자합작으로 전구체 법인 ‘지이엠코리아뉴에너지머티리얼즈’ 설립 MOU를 체결한 바 있다. 이 3자합작 법인도 국내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 전구체 생산시설을 건설해 IRA 법안 규제에 걸리지 않는다. 우리나라가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라서다.
야화와 이번 MOU로 LG에너지솔루션은 양극재 핵심소재인 수산화리튬 공급망을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미국 IRA 법안, EU 핵심원자재법(CRMA) 등 급변하는 대외 경영환경에 보다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야화는 세계 주요 배터리 업체로부터 제품 품질을 검증받은 중국 수산화리튬 제조 선두업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안정적인 원재료 공급망을 바탕으로 제조 품질 기술력이 우수한 야화와 시너지를 기대했다.
수산화리튬은 양극재 핵심 원료인 니켈과 합성하기 쉬워 높은 성능을 요구하는 ‘하이니켈 고용량 전기차 배터리’ 원료로 쓰인다. 배터리는 니켈 비중이 높아질수록 에너지 밀도가 높아지고,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늘어난다. 이 때문에 배터리업계에서는 안정적인 수산화리튬 공급망 구축이 중요하다는 평가다.
김동수 LG에너지솔루션 구매센터장은 “이번 협력을 바탕으로 향후 고성장이 예상되는 북미, EU 시장 내 원재료 공급망을 한층 더 강화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원재료 공급 안정성 및 품질 경쟁력을 갖춰 고객 가치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