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본사. 왼쪽부터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 본사. 출처=각사
신한 (KS:055550)·KB국민·하나·우리 등 국내 금융지주들의 실적 파티가 올해 1분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1분기 순익이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지난해 1분기를 소폭 넘어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것. 지난 1년 사이 높아진 대출금리가 실적 방어를 견인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올해 전체를 놓고 보면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시장금리 하락과 가계대출 잔액 감소세 등의 영향으로 하반기 실적 하락에 대한 예측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올해 1분기 전망 밝은 4대 금융… 하반기는 '흐림'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한·KB국민·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지배주주 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4조6224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5951억원) 대비 0.6%(273억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증가폭 자체는 크지 않으나 지난해 이들 금융지주가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전망이다. 1분기 실적에 대해 긍정적인 예측이 주된 이유는 역시 대출금리다.
핵심 계열사인 은행의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마진 확대가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올해 2월 4대 은행에서 취급된 주택담보대출(분할상환방식) 평균 금리는 하나은행 4.64%, 신한은행 4.86%, KB국민은행 4.89%, 우리은행 5.27%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3%대 후반에서 4% 초반에 머물렀던 지난해 2월과 비교해 적잖이 상승한 수치다. 일반신용대출(서민금융 제외) 역시 지난해 2월 3.77%~4.21%에서 올해 2월 5.47%~5.99% 수준으로 상당폭 높아졌다.
업체별로 신한금융은 올해 1분기 지배주주 순이익 컨센서스가 1조3933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의 1조4004억원과 비교해 0.5%(71억원) 감소했을 것으로 예측됐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1조9060억원_) 대비 0.5%(94억원) 감소한 1조8966억원으로 전망됐다.
KB금융 (KS:105560)의 올해 1분기 지배주주 순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1조4531억원) 대비 4.3%(619억원) 감소한 1조3912억원이다. 또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조8841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의 1조9018억원보다 0.9%(177억원) 감소했을 것으로 예측됐다.
하나금융(KS:086790)의 경우 순익 증가에 대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올해 1분기 지배주주 순이익 컨센서스가 9355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순이익 9024억원과 비교해 3.7%(331억원) 증가했을 것으로 예측됐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1조1018억원) 대비 16.2%(1785억원) 늘은 1조2803억원으로 전망됐다.
우리금융 (KS:316140)의 올해 1분기 지배주주 순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8392억원) 대비 7.5%(632억원) 증가한 9024억원이다.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3217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의 1조2284억원보다 7.6%(933억원 늘었을 것으로 예측됐다.
1분기 호실적에 대한 예측이 나오고 있는 금융지주들이지만 마냥 기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하반기부터 실적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어서다.
이미 현재 기준금리가 고점이라는 인식이 생기며 시장금리는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초 4.592%를 기록했던 5년 만기 은행채 금리는, 같은 달 말 3.95% 수준까지 내려왔다.
해당 금리는 대출금리의 지표가 된다. SVB 사태로 미국 기준금리 상승에 제동이 걸린 영향으로 발생한 채권금리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로,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 역시 감소하고 있어, 이자수익 감소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업계 내에서도 구조적으로 실적 감소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작년의 경우 그 이전 저금리 시대 때 급증한 대출의 영향으로 이자익이 많이 발생했던 것”이라며 “금리가 오르면서 대출을 많이 갚으면서 이자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영업이익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실적 하락을 피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으로 회사들 역시 이를 인지하고 있다”며 “비이자익 등을 늘려 이를 맞추려 노력을 하고 있기는 하나 금리가 오르며 전체 대출규모 자체가 줄고 있기 때문에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