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하이브는 이수만 SM 대주주가 보유한 지분 14.8%를 4228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이수만 SM 전 총괄 프로듀서를 배제한 프로듀싱 개편안과 카카오의 지분 인수로 촉발된 SM 경영권 분쟁은 마무리되는 듯 했으나 카카오의 공개매수에 따라 상황이 반전될 가능성도 있다.
하이브는 9일 이수만 최대주주의 보유 지분 14.8%를 주당 12만원에 인수하고 같은 가격에 소액주주들의 지분을 25%까지 공개매수하겠다고 밝혔다. 하이브는 에스엠 지분을 약 40%까지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브 측은 "창업자이자 최대 주주인 방시혁 의장과 이수만 SM 전 총괄 프로듀서는 이번 계약 체결에 앞서 K팝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그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방안에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그 결과물 가운데 하나로 이번 주식양수도계약 체결이 이뤄졌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관심은 하이브의 공개 매수 시 카카오의 전략이다. 하이브가 공개 매수에 성공하면 최대 40% 지분을 확보할 수 있어 SM의 경영권은 하이브 쪽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여기에 더해 하이브는 이 전 총괄에게 남은 3%가량의 지분에 대해서도 풋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풋옵션은 특정 시기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지분을 팔 권한이다. 하이브가 일정 시기 이후 이 최대주주의 요구가 있을 시 나머지 지분도 매수해야 하는 계약으로, 나머지 지분까지 모두 사들일 경우 43%에 달하는 지분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카카오의 반격도 관전 포인트다. 카카오가 주식 매집에 나설 경우 3월 주총에서 표 대결이 벌어지게 된다.
카카오는 지난 7일 에스엠의 현 경영진과 손잡고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지분 9.05%를 확보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현 경영진(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이 카카오와 손잡고 최대주주 이수만 전 총괄을 경영에서 배제하는 작업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에스엠이 제3자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발행하는 신주 123만주를 인수하고 전환사채를 통해 향후 114만주를 추가 확보하기로 했다. 이 경우 이수만 전 총괄의 지분은 18.46%에서 16.78%로 낮아진다.
이수만 전 총괄은 "제3자에게 신주 또는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발행금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카카오의 2대주주 등극에도 제동이 걸릴 예정이다.
이에 대해 카카오 (KS:035720) 측은 "추가적인 지분 확보는 현재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