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그룹 연간 실적 추이. 자료=각 사
LG생활건강 (KS:051900)과 아모레퍼시픽 (KS:090430)이 지난해 주력 시장인 중국의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일제히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1일 업계에 따르면 2022년 LG생건 매출액은 7조1858억원으로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8조915억원과 비교해 11% 감소한 수치다. LG생건 매출 증가세가 꺾인 것은 2005년 이후 18년 만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조2896억원에서 7111억원으로 45% 급감했다.
LG생건 실적 감소에는 화장품 부문 수익성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LG생건 화장품 사업 부문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2118억원, 309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1년 전 4조4414억원 보다 28%, 영업이익(8761억원)은 65% 급감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아모레퍼시픽그룹 매출액은 4조4950억원으로, 2021년 5조3261억원 대비 16% 줄었다. 영업이익도 3562억원에서 2719억원으로 24% 감소했다. 그룹사 연결 실적에는 자회사 아모레퍼시픽(090430)을 비롯해 이니스프리, 에뛰드, 에스쁘아, 오설록 등이 반영된다.
양사는 지난 한 해 동안 중국 시장 침체에 발목을 잡혔다. 특히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중국 지역 봉쇄와 소비 소비 둔화 등이 현지 화장품 매장과 면세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2022년 아모레퍼시픽 기준 아시아 전체 매출(1조2820억원)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60%에 달했다.
다만 중국 최대 쇼핑 행사 ‘광군제’ 수혜를 누릴 것으로 기대됐던 지난 4분기에는 양사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LG생건 영업이익은 1289억원으로, 전년 동기 2410억원 대비 47% 감소했다. 4분기 동안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 심화로 실적에 큰 타격을 입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반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4분기 영업이익(786억원)이 1년 전보다 3배 이상 늘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영업이익의 경우 2021년 대비 기저효과가 반영된 측면이 있다”며 “여기에 온라인 중심 판매 채널 다변화 및 사업 체질 개선 노력이 실적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中 ‘위드 코로나’ 전환…올해 실적 개선 청신호
출처=연합뉴스
중국이 지난해 말 ‘위드 코로나’ 전환을 공식화한 가운데 올해 들어 화장품 업계를 둘러싼 실적 반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본격적인 실적 회복 시점은 올 하반기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연말 광군제의 경우 소비 수요 성장폭이 과거보다 크지 못했던 만큼 기업 실적에 크게 반영되지 못한 것으로 본다”며 “특히 4분기에는 중국 방역 정책 기조가 ‘제로 코로나’에서 위드 코로나로 급격히 전환하면서 현지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점도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오는 3월 중국의 한해 국정 기조가 공개되는 ‘양회’ 이후 하반기 소비 부양 정책들이 나올 것이라는 시각이 형성돼 있다”며 “면세 매출로 직결되는 항공 운행 정상화에도 시일이 걸리는 만큼 올 1·2분기 내 중국 시장 수요 정상화는 시기상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