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원 농심 회장. 사진=인포스탁데일리
[인포스탁데일리=이동희 기자] 농심 (KS:004370)은 올해 초 여섯번 째 해외공장인 미국 제2공장을 가동하며 북미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최근 미국과 캐나다를 중심으로 해외 라면·간편식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북미지역 점유율 확대로 인한 올해 해외 매출 비율은 전년 대비 9% 증가한 12억4990만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내년 전망도 밝다. 급등했던 국제 곡물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제품 가격을 인상한 효과가 내년에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ISD기업정책연구원 김종효 전문위원은 농심에 대해 "내년 1분기부터는 제품 가격 인상과 곡물가 하락으로 수익성 개선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한 해외 법인의 성장세가 지속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농심은 지난 9월 15일부로 주요 제품들에 대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출고가 기준으로 라면이 11.3%, 스낵은 5.6% 증가했다. 러-우크라이나 전쟁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원재료인 밀가루, 식용유 가격이 급등한 데 따른 결정이었다. 여기에 고환율까지 겹쳐 수익성에 큰 타격을 받았다.
실제 농심은 올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 감소한 43억원에 그쳤다. 재무제표 기준(해외법인을 제외한 국내 실적)으로 3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농심 국내법인이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1998년 2분기 이후 무려 24년 만이었다.
다만, 오는 6월을 기점으로 주요 곡물가가 하락하면서 원가 부담도 점차 완화됐다. 농심은 지난 3분기 매출 8130억원, 영업이익 27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과 견줘 6.18% 감소했지만, 시장 컨센서스(196억원)를 39%가량 상회한 실적이다.
김 전문위원은 "곡물 가격이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내년 1분기부터는 제품 가격 인상 및 곡물 가격 하락으로 인한 마진 개선 효과가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할 것"이라며 "특히, 북미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해외 법인을 중심으로 큰 폭의 실적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농심은 현재 주요 대형마트 입점률을 높이고 버스와 지하철 광고 등 적극적인 마케팅 작업을 진행중이다. 오는 2025년까지 미주 지역 매출을 8억달러(약 1조원) 규모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수년 내 미국 시장에서 일본을 꺾고 1위 역전의 신화를 이루는 게 목표다.
박찬솔 SK증권 연구원은 "현재 미국 코스트코, 월마트 채널 성장뿐만 아니라 샘스클럽과 크로거 향 출고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면서 "출고 지역이 미국 동부와 서남부 쪽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앞으로는 신라면 위주 제품에서 품목을 점차 다각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당장 올 4분기 양호한 매출 성장과 함께 광고 판촉비 측면에서의 효율화도 점쳐지고 있다. 이는 국내 법인의 수익성 개선 지속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차재헌 DB금투 연구원은 "라면가격 인상 이후 나타났던 수량 측면에서의 가수요가 해소되면서 11~12월 빠른 판매 물량 회복이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내 법인의 영업이익 개선 등으로 대폭적인 수익성 개선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이동희 기자 nice1220@infostoc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