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주요 식품기업 경영실적 추이. 자료=각사 분기보고서
식품업계가 올해 3분기 수익성 면에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매출액 증가로 외형이 성장한 데 반해 영업이익은 줄어든 모습이다. 제품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매출 규모는 커졌지만 그만큼 물류비, 인건비 등 제반 지출 비용도 확대돼 수익성이 나빠진 영향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3분기 연결 기준 오뚜기 (KS:007310) 영업이익은 442억3500만원으로, 전년 동기 530억800만원 대비 16.6%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8215억5400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1년 전 7067억7600만원 보다 16.2% 늘었다.
농심 (KS:004370), 동원F&B (KS:049770), 대상 (KS:001680)도 매출은 늘었으나 영업이익 감소세를 피하지 못했다. 3분기 농심 영업이익은 273억원으로, 전년 동기 291억1500만원 대비 6.2%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729억9500만원에서 8130억700만원으로 20.8% 늘었다.
농심 측은 3분기 실적과 관련해 “국내시장은 주력 브랜드 성장 및 신제품 효과로, 해외에서는 북미 법인 등 해외법인이 성장해 매출이 증가했다”며 “다만 원부자재 가격 상승 부담이 지속되면서 영업이익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동원F&B는 451억3100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490억6100만원 보다 8.0% 감소했다. 매출액은 1조1146억4800만원으로, 전년 동기 9650억7500만원 대비 15.5% 늘었다.
3분기 대상 영업이익은 344억2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 358억7000만원과 비교해 4.0%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616억3800만원으로, 전년 동기 9163억6900만원 대비 15.9% 늘었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오리온(271560)과 삼양식품(003230)은 3분기에도 비교적 선방했다. 오리온 영업이익은 1216억8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1141억6600만원 대비 6.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삼양식품 영업이익은 151억9200만원에서 193억3000만원으로 27.2% 늘었다. 3분기 기준 오리온 해외 매출 비중은 전체의 약 70%, 삼양식품은 약 64%를 기록했다.
“매출원가 늘고 영업이익률 줄고”…4분기 실적도 불투명
오리온 제품 이미지. 출처=오리온
3분기 주요 식품기업 수익성이 나빠진 요인으로는 ‘원가 부담’이 꼽힌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인건비, 플라스틱·종이 등 포장재 등 각종 비용이 꾸준히 오르는 추세”라면서 “고유가에 따른 운송비 증가 등 물류 부담까지 더해져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식품업계 관계자는 “사전에 원재료를 비축해두는 사업 특성상 원자재 가격이 오를 때마다 이를 제품 가격에 즉각 반영하기 어려운 구조”라면서 “반대로 원자재 가격이 떨어졌다 하더라도 식품기업에서 그동안의 인상분을 자체적으로 감내해온 부분이 있고 오히려 누적된 손실이 뒤따르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3분기 식품기업 6곳 매출원가는 일제히 증가했다. 매출원가 증가율은 삼양(27.3%), 농심(27.2%), 오리온(25.7%), 오뚜기(19.6%), 동원F&B(18.3%), 대상(17.8%) 순으로 높았다. 매출원가는 제품 생산 및 서비스 제공에 소요되는 비용을 가리킨다. 매출 원가에는 원자재 비용과 인건비, 임대료, 운송료 등이 포함된다.
영업이익률의 경우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3분기 오뚜기 영업이익률은 5.4%로, 1년 전 7.5%보다 2.1%포인트 감소했다. 오리온도 영업이익이 증가했지만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1.8%포인트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다. 기업의 수익성을 판단하는 잣대로 통한다.
식품업계가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4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은 분위기다. 앞서 지난 9월 농심과 오리온이, 10월에는 대상과 오뚜기가 주요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섰다. 삼양식품도 이달 들어 라면 가격을 올렸다. 동원F&B는 내달 1일부로 동원참치 가격을 인상할 방침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어느 때보다 대외환경 불확실성이 높은 여건인 만큼 향후 예측이 어려운 게 현실”이라면서 “당장 제품 가격을 올렸더라도 수입 가격이 또다시 급등해 가격 인상 효과가 크지 않은 경우의 수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에 식품업계 내부적으로 연말까지 어려움이 이어질 것으로 보며 보수적인 기업 경영 기조를 가져가는 흐름”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