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지누스
지누스 (KS:013890)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내놨다. 주요 시장인 미국 매출이 답보한 탓이 크다. 지누스는 신시장 개척과 사업 다변화 중심의 체질개선을 통해 실적 회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심재형 지누스 대표는 지난 7일 콘퍼런스 콜을 통해 올해 연 매출 가이던스로 1조1600억~1조1800원을 제시했다. 심 대표가 밝힌 4분기 매출 전망치는 3200억~3400억원이다.
심 대표가 콘퍼런스 콜에서 전에 없이 가이던스를 제시한 이유는 아쉬운 3분기 실적과 현대백화점그룹과 인수 이슈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매트리스 및 해외 사업 확장을 위해 지난 3월 8947억원의 비용을 들여 지누스를 인수했다. 미국 온라인 매트리스 시장 점유율 30%에 달하는 매트리스 제조 및 유통 업체 지누스를 통해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였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그동안 국내 오프라인 유통 시장에서는 강점을 보였지만 글로벌과 온라인 시장과는 거리감이 있었다. 반면 지누스는 국내보다는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온라인 매트리스 시장 강자로 통했다.
시너지를 기대했던 현대백화점그룹 기대와 달리 지누스의 3분기 성적표는 신통치 않았다. 성장율은 둔화되고 영업이익은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지누스 올해 3분기 매출은 2862억400만원으로 4.0%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절반 정도인 105억8000만원에 그쳤다. 영업이익 감소율은 46.3%에 이른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34.2% 감소한 116억7300만원을 나타냈다. 사실상 시장 기대치를 하회한 어닝 쇼크다.
성장 둔화 주요 원인은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수요 감소다. 미국 내 인플레이션과 높아진 금리, 공급망 차질 등의 영향을 받았다. 지누스 주요 고객사인 월마트와 아마존은 상반기 재고가 전년 대비 각각 28.8%, 52% 증가했다.
해상운임비와 원재료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급등했던 해상운임비는 3분기에 들어 하락세에 접어들었지만 물류망 문제로 제품 운송 기간이 길어지면서 운임비 변동분이 원가에 반영되는 시기가 지연됐다.
판매관리비 역시 증가했다. 인도네시아 신규 생산법인 지출과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한 미국 생산 법인 운영비용이 반영됐다. 항만 적체로 인한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펼치는 과정에서 광고선전비도 증가했다.
미국을 제외한 다른 해외 시장 매출 증가는 위안거리다. 3분기까지 누적액 매출 기준 인도네시아 550%, 베트남 354%, 싱가포르 163%, 일본 193% 증가하는 등 신규 시장이 큰 성장세를 보였다. 국내 시장 역시 누적 매출 399억원으로 지난해 보다 65.6% 상승했다.
지누스 관계자는 수익성 개선 전략으로 ‘다변화’를 강조했다. 올해 누적 매출액 기준 주요 품목인 매트리스는 4601억원으로 0.5% 성장에 그쳤다. 하지만 침실 가구 부문이 9.1% 성장한 348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소파 등 가구 부문은 38.1% 증가해 329억원을 기록했다.
내년에는 현대백화점과의 시너지 전략이 효과를 내면 국내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기존에 강세였던 온라인 부문 마케팅을 이어가면서도 팝업과 정규 매장 등 오프라인 매장을 새로 출점하며 고객 접점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내년 중 200만원대 중고가 프리미엄 라인을 출시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거시 경제 관련 외부 요인들도 대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 해상운임비에 고정운임을 적용하기 위해 지난해 평균 가격의 3분의 1을 목표로 입찰하고 있다. 미국 내 시장 점유율이나 시장 선호도가 여전히 높고 미국 소비자 심리 지수가 6월에 최저였던 것을 감안하면 미국 매출 또한 회복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심재형 지누스 대표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싱가폴 등 신규 시장이 계속해서 성장하면서 미국 시장이나 한 개 채널, 한 개 제품에 의존하지 않는 회사로 다변화되고 있다”며 “업계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오히려 이를 기회 삼아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신규 채널을 늘려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