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 (KS:005490) 회장.(사진=인포스탁데일리)
[인포스탁데일리=이동희 기자] 앞서 는 전날(22일) 포스코 포항제철소에 다니는 20대 여성 직원이 직장 상사들로부터 성희롱, 성추행 등 성폭행을 당한 것도 모자라, 이를 은폐·축소하기 위해 직원들이 동원돼 논란이 되고 있다는 기사를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단독] 최정우 포스코, 성폭력 피해 女직원에 회유·압박 시도 '충격'
아울러 추가 취재를 통해 성희롱 등 혐의로 고소를 당한 직장 상사 3명 중 1명이 이미 지난 2월 회사 내에서 관련 문제가 불거져 감찰부서의 조사를 받은 뒤, 감봉 3개월의 징계 처분을 받은 것으로 노조 관계자에 의해 파악됐다는 내용도 함께 전달해드렸는데요.
포스코 내부 복수의 관계자는 이 모든 것이 최정우 회장과 김학동 대표이사 부회장 등 수뇌부의 결핍된 '성(性) 윤리'가 낳은 예견된 참사였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피해 여성 A씨는 지난해 말 같은 그룹 내에서 함께 근무하던 직장 상사 B씨로부터 극심한 성희롱을 당하게 됩니다. 당시 피해자가 회사 감찰(정도경영실)에 제출한 진술서 내용을 보면, B씨는 체조 시간에 자신의 상의를 올리고 배를 보이며 A씨를 향해 다가가는 불쾌한 행동을 지속적으로 반복하며 괴롭혔던 것으로 보입니다.
또, B씨는 여성 직원의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발언도 서슴치 않았던 것으로 진술서에 나타나있는데요. A씨가 운동 후 근육통이 오면 오히려 근육이 풀리면서 개운하다고 했더니, B씨는 "그런 고통을 좋아하는 줄 몰랐다. 두 손을 묶어 채찍을 좀 때려줘야겠다"고 말하는 한편, "갑자기 성기가 커졌다. 발기를 했다" 등의 상식 밖의 언행들을 일삼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자료=독자 제공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을 바라보는 회사 측의 안일한 태도입니다. 포스코는 지난해 12월 17일 성희롱 신고가 접수된 뒤 약 2개월여 뒤인 올해 초가 되서야 피해 여성을 다른 부서로 분리 조치 시켰고, 이마저도 올해 4월 기존에 근무하던 그룹으로 다시 원대 복귀 시켰습니다. 결국 보기싫은 얼굴들을 매일 마주하게 된 셈입니다.
이를 의식이나 한 듯, 회사 측은 피해 여성 A씨의 원대 복귀에 앞서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하는데요. 이마저도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했습니다. 동료 직원 C씨는 "마침 그날 외근중이라 교육을 받지 못했는데 선임 직원이 '그냥 사인해'라고 종이를 내밀어 마지못해 이름을 적었다. 이후 잘못됐다는 판단과 함께 관련 사실을 더 윗선에 보고했지만 묵살됐다"고 밝혔습니다.
이 윗선은 앞서 MBC보도를 은폐·축소시키려던 직장 상사인 것으로 인포스탁데일리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연취현 바른여성인권연합 대변인(변호사)는 "남성과 여성은 성인지적 관점에서 볼 때 다른 부분이 있다. 직장 내에 남성이 많고 여성이 소수일 경우 회사가 배려하지 못한 게 이번 사태의 시작일 수 있다"면서 "물론 회사 측 입장도 있겠지만, 결국 사건이 커진 뒤 감당할수 있을거라고 본 회사의 잘못이다. 사회 곳곳에서 여러 문제가 생기고 있는데 다시 한번 돌아보자는 생각이 미진했던 것 아닐까 생각돼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이동희 기자 nice1220@infostoc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