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소재 분야에서 약진하고 있지만, 시장에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그룹이 있다. 덕산그룹이다. 덕산네오룩스, 덕산테코피아, 덕산하이메탈 등 3개사를 상장사로 두고 있다. 비상장사는 9개다. 올 들어 덕산그룹의 시가총액은 50% 이상 늘어나며 성장세다. 소재 국산화에 성공하고, 신소재 사업을 추진하면서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게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읽혔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을 대기업 소재 납품 업체로 보던 증권업계의 시각도 점차 달라지고 있다. ◆덕산그룹 3총사 약진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덕산네오룩스, 덕산테코피아, 덕산하이메탈 등 덕산그룹 상장사 3곳의 시가총액 합계는 이날 종가 기준 2조2580억원이다. 덕산네오룩스 1조3494억원, 덕산테코피아 5440억원, 덕산하이메탈 3646억원 등이다. 이들의 시총 합계는 지난해 말(1조4545억원) 대비 55.2% 증가했다. 그룹 전반에 걸쳐 주가 재평가가 이뤄졌단 뜻이다.
상승세를 이끈 건 덕산네오룩스다. 덕산네오룩스는 2014년 덕산하이메탈로부터 분할해, 이듬해 2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덕산네오룩스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의 핵심 구성요소인 유기재료를 생산해 공급한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3분기 기준 삼성디스플레이 매출 비중이 20% 후반대다. 해외 고객사 비중도 20% 후반대를 나타내고 있다.
OLED 수요는 구조적으로 늘고 있다. 10인치 전후의 노트북, 태블릿PC 등 IT 기기에서 OLED 패널을 적극 채택하고 있다. OLED의 시인성과 디자인 자유를 이유로 전기차에서 OLED 패널을 탑재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덕산네오룩스 주가는 이 기대로 올 들어서 61.26% 올랐다. 내년도 실적 전망도 맑음이다. 내년도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올해보다 각각 22.7%, 33.7% 늘어난 2428억원, 697억원이다. ◆관심 덜 받은 두 상장사
덕산테코피아는 OLED 소재와 합성고무 소재, 반도체용 증착소재(프리커서) 등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업체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84억원, 140억원이다. 올해는 매출 1000억원, 영업이익 2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OLED 소재는 덕산네오룩스로 주로 공급한다. 반도체 프리커서는 삼성전자에 공급하면서 과점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덕산하이메탈은 반도체 패키징용 소재 업체다. 덕산하이메탈은 덕산그룹의 첫 상장사다. 창업자 이준호 덕산그룹 회장이 1982년 덕산산업으로 사업을 시작하고, 1999년 덕산하이메탈을 설립했다. 2005년 5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지만 주가는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
이날 증권업계에서 덕산하이메탈의 주가가 저평가라는 리포트가 나오면서 8.08% 오른 1만6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덕산하이메탈이 갖고 있는 덕산네오룩스 지분 37.9%과 기존 사업가치를 더하면 시총을 훨씬 웃돈다"고 설명했다. ◆신사업 기대도
그룹 내 내년도 신사업에 대한 기대도 있다. 덕산네오룩스는 올해 블랙 PDL이라는 소재 개발에 성공했다. OLED와 달리 비발광 소재다. 블랙 PDL은 기존 OLED 디스플레이용 편광판을 대체하는 차세대 소재로 꼽힌다. 삼성전자 (KS:005930) 갤럭시 Z폴드3에 첫 적용됐다. 일본 등 해외에 100% 의존했던 소재지만 국산화에 처음으로 성공했다. 김소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블랙 PDL은 기존 OLED 구조를 바꾼 혁신적 소재로 기존 PDL 시장을 대체해갈 것"이라며 "기업가치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평균은 8만6200원으로 2일 종가보다 53.3% 상승여력이 남았다는 평가다.
덕산테코피아도 2차전지 전해액 첨가제 공급을 올해부터 시작했다. 내년 공급을 목표로 메모리 및 비메모리에 필요한 신규 소재들의 품질 평가를 준비중이다. 일본 업체들이 독과점한 PI모노머의 국산화도 추진중이다. 키움증권은 2024년까지 덕산데코피아가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전해액 첨가제로 올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덕산하이메탈은 올해 나로호 등 위성발사체에 탑재한 항법장치를 만든 덕산넵코어스를 인수하면서 사업 영역을 넓혔다.
고윤상 기자
덕산, UNIST에 300억 '통큰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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