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인포스탁데일리=안호현 전문기자] 반도체 공급 대란에도 토요타는 실적 부진을 피해갔다. 차량 판매가 늘지 않았음에도 긍정적 환율 효과와 비용 절감 노력이 작용한 모양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내년에도 영업이익은 늘어난 것으로 보이나, 증권가는 전기차 시장에서의 성과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한다.
도요타(T:7203) 그룹은 2022회계연도 2분기(7~9월) 연결 기준 매출 7조5000억 엔, 영업이익 7499억 엔, 순이익 6266억엔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 영업이익은 48%, 순이익은 33% 늘었고 영업이익률은 9.9%로 같은 기간 2.5%포인트 증가했다.
엔화 약세의 긍정적인 환율과 비용절감 노력으로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이 기간 차 판매는 194만6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일본과 유럽에서의 판매가 각각 17%, 10%나 급감했지만 아시아(25%)와 기타 지역(42%)에서 판매량이 급증했다.
차 판매가 줄어든 건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차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기 때문이다. 토요타는 그럼에도 딜러 재고를 활용해 판매량를 1% 늘렸다. 연결 판매 중 HEV는 63만1000대, PHEV 3.0만대, BEV 3000대, FCEV 1000대로 총 전동화 차량의 판매는 66만6000대였다.
토요타는 2022회계연도 총 글로벌 판매목표를 855만대로 발표했는데 이는 이전 목표 대비 15만대 하향 조정된 수치다. 연간 생산량 목표도 900만대로 30만대나 하향 조정했다. 총 전동화 차량의 판매는 265만대로 전체의 28.2% 비중을 전망했다.
연간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가이던스는 각각 30조 엔, 2조8000억 엔, 2조5000억 엔으로 매출은 유지됐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 가이던스는 각각 소폭 상향조정됐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비용 증가가 예상되지만, 엔화 약세 지속으로 인한 긍정적 환율로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토요타 bz4x
증권가는 전기차 시장에서의 성과 확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토요타 그룹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TNGA 기반의 첫 전기차 ‘bZ4X’를 내년 중 출시하고, 2025년까지 15종의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또한 배터리 부문에는 2030년까지 총 1조5000억 엔의 투자를 발표했는데, 주요 목표로는 배터리 내구성 향상과 비용 절감,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유연한 배터리 공급망 구축 등을 제시했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반도체 공급부족의 영향에도 전년동기 대비 판매량과 실적이 모두 증가했고, 2022회계연도 가이던스도 양호하다”라며 “반면 전기차 목표는 12만대로 전체 비중의 1.3%에 불과하여 글로벌 업종 평균대비 크게 낮다”고 지적했다.
송 연구원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자율주행차로 급속히 전환되는 과정인 바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2022년 bZ4X를 시작으로 출시될 전기차들의 경쟁력이 확인되어야 한다는 판단”이라 언급했다.
토요타 아키호 토요타 CEO.
안호현 전문기자 ahh@infostoc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