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전망대에서 바라본 계류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진=뉴시스
[이코노믹리뷰=도다솔 기자] 다음달 ‘위드 코로나’ 도입을 앞두고 하늘길이 속속 열리면서 항공업에 대한 기대감이 뜨겁다. 올 상반기 역대 최대 화물 실적을 내며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기록적인 흑자를 낸 대한항공(KS:003490)과 아시아나항공 (KS:020560)은 3분기에도 흑자 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유가와 환율이 눈에 띄게 상승하고 있는 만큼 수익성 개선에 부담을 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3분기 매출 컨센서스(평균 전망치)는 2조1,959억원, 영업이익 3,477억원으로 전망됐다. 이는 기존 예상치를 10% 이상, 시장 기대치 대비 1,000억원 이상 상회한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매출 1조85억원, 영업이익 641억원으로 예상되면서 전년 대비 각각 22%, 378% 증가할 것이라고 봤다.
눈에 띄는 점은 항공화물 부문에서의 매출이다. 대한항공의 항공화물부문 예상 매출은 1조6,448억원으로 3분기 전체 매출의 75%에 달한다. 아시아나항공의 항공화물부문 매출도 7,131억원으로 예상되면서 3분기 매출의 70%를 차지한다.
호실적을 전망하는 주요 요인으로는 화물부문의 수익성 개선과 꾸준한 물동량이 꼽힌다. 3분기는 항공화물에 있어서 전통적인 비수기지만 수요 대비 공급 증가가 적어 화물 단위당 수익 강세가 지속됐다는 것이다. 지난 2분기에도 대한항공의 화물 수송은 지난해 2분기보다 29%,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2분기에 비하면 51% 급증했다.
나민식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항공화물 사업부가 대한항공의 실적 방향성을 결정하고 있다”며 “4분기까지 항공화물 운임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는 실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대한항공에 대한 실적 기대감은 남다르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한한공에 대해 “3분기에도 예상 실적을 또 깜짝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항공화물부문과 국제여객 탑승률 회복이 실적을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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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최근 치솟는 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이달 국제 항공유 평균 가격은 배럴당 95달러 이상으로 지난해 10월 평균 가격(약 44달러) 대비 2배 이상 올랐다.
항공유 상승으로 기본 운임에 부과하는 유류할증료도 올랐다. 오는 11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거리 비례별 편도 기준 1만800원에서 8만400원이 부과될 예정이다. 지난달 4800원~3만6000원과 비교하면 무려 120% 이상 오른 수치다.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1년간 부과되지 않다가 올해 4월부터 재개됐다.
항공사 고정비용 지출 중 유류비가 20~30%에 달하는 만큼 유류비가 오르게 되면 그만큼 수익성 악화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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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환율도 1,200원선에 근접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월 원·달러 환율은 1082.1원 수준이었지만 이달 12일에는 1198.8원까지 뛰면서 1년2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보였다. 이날 기준 원·달러 환율은 1167.6원으로 소폭 하락했다.
국내 항공사들은 유류비와 항공기 대여료(리스비) 등을 달러로 지급하는 만큼 환율이 높아지면 수익성에 부담을 안게 된다.
나민식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화물운임 상승효과로 영업이익 흑자를 유지하고 있지만 항공유 상승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면서도 “대외변수가 불확실한 상황이지만 공정거래위원회의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심사 이후 아시아나항공에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등 항공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매력은 여전히 높다”고 평가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도 “최근 유가상승과 원화 약세는 다소 불안요인이지만 현재 항공여객공급이 여전히 2019년의 약 20~25% 수준에 불과한데다 항공화물은 공급부족 상황의 지속으로 유가 상승 대부분을 요금에 반영하게 되게 때문에 유가와 환율이 영업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