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김영택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3일 '포항 앞바다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전격 발표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채상병 및 김건희 여사 특검을 비롯해 20% 초반의 지지율 탓에 국면 전환을 위한 발표로 고육지책이라는 시각이 팽배하다.
심지어 한 언론매체는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내부에서도 예상치 못한 발표에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고 보도했다.
◇ 실질적 탐사 미돌입…자료 수집·분석 후 선발표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포항 앞바다 석유 가스 매장 가능성에 대해 직접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안덕근 산업부 장관이 배석했다.
안덕근 장관은 지난주 확정 결과를 대통령실에 보고했고, 2일 대통령께 직접 탐사 결과를 보고했다고 전했다. 산업부 내에서도 이 같은 내용을 전혀 알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올해 12월부터 실질적인 탐사에 돌입하고, 내년 상반기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 매장량을 확인하게 될 경우 상업적인 시추는 2035년부터 본격화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정부는 최대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 됐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삼성전자 (KS:005930) 시가총액의 5배에 달하는 규모라고 발표했다.
문제는 실질적인 탐사도 돌입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간 모아왔던 자료를 바탕으로 호들갑 떨 듯 발표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로 안덕근 장관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자원 매장 가능성에 대해 “지난 12년간 모았던 자료를 가지고 정밀 분석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상당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기업들이 이 부분에 투자 의향을 밝힐 정도로 가능성이 높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물리탐사→탐사시추→상업개발' 등 석유 가스전 개발 3단계 과정을 거쳐야 한다.
◇ 정치권 뜬금없는 자원개발 발표…尹 대통령 국면 전환용 비판 정치권은 일제히 뜬금없는 자원개발 발표에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번 발표가 하락세의 지지율을 전환하기 위한 국면 전환용 발표는 아닌지 매우 의심스럽다”고 논평했다.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 역시 페이스북에서 “대통령의 첫 국정 브리핑 소재가 ‘영일만 앞바다에 석유 있다’라니, 뜬금없는 대통령”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돋보일 만한 대목에는 대통령이 나서고, 책임지고 반성해야 할 대목에는 철저히 숨어 있는 참으로 비겁한 대통령이다”라고 꼬집었다.
대통령실의 이 같은 발언은 국내 증시에도 즉각 영향을 미쳤다.
국내 증시에서 자원개발 관련 주식은 일제히 급등세를 보였다. 한국가스공사, 한국석유, 흥구석유 등은 가격 제한폭까지 상승하면서 거래를 마감했다.
또 다른 석유, 에너지, 강관 테마주인 중앙에너비스는 전 거래일 대비 29.5% 상승했고, 대동스틸(27.91%), 하이스틸(19.91%), 대성산업(15%) 등도 급등 마감했다.
변용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적 관점이 요구되는 유전개발의 특성상 이로 인한 관련주의 과도한 단기 주가 급등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