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Times -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 표시된 코스피 종가. [사진=뉴스1]
[시티타임스=한국일반] 미국 증시를 포함해 글로벌 증시가 고공행진하는 가운데서도 유독 한국 주식시장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 반도체 훈풍과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1분기 호실적 등 호재에도 불구하고, 5월 코스피 지수 수익률은 주요국 지수와 비교해 여전히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5월 한달간 55.54포인트(2.06%) 하락해 2636.52로 장을 마쳤다. 5월 코스피 지수는 2600~2800 박스권에서 오르락내리락 하는데 그친 셈이다.
같은 기간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같은 기간 각각 0.78%, 6.89% 상승했다. 다우지수는 1896년 출범 후 128년 만인 지난 17일(현지시간) 사상 최초로 4만 선을 넘었다.
일본 니케이225 지수는 한달간 0.21% 올랐고, 중화권 증시도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홍콩 항셍지수는 5월 한달간 1.78% 상승했으며, 상해종합지수는 하락했지만 하락폭(-0.58%)이 코스피보다 작았다. 대만가권지수도 3.81% 상승했다.
이외에도 독일·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 증시 중 코스피보다 하락세가 큰 곳은 없었다.
'부진의 늪'에 빠진 코스피에 호재가 없었던 건 아니다. 글로벌 반도체 훈풍을 주도하는 엔비디아는 지난달 23일 1분기 실적발표에서 시장기대치를 뛰어넘는 매출과 주당순이익(EPS)을 기록하며 주가가 '천비디아'를 넘어 1158.19달러까지 올랐다.
기업들의 실적도 뒷받침됐다. 지난 4월말부터 5월 사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코스피 12월 결산법인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으며, 특히 영업이익은 84.07%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시장전망치를 1조 원 이상 웃돈 잠정 영업이익 6조 6000억 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시총 2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납품할 것으로 기대된 고대역폭메모리(HBM) 납품 테스트에 실패했다는 소식과 사상 첫 파업에 한달간 외국인이 2조 5811억 원 순매도하며 하락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부의 밸류업 역시 증시 부양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세제혜택 등 구체적 인센티브 공개는 차후로 미뤄진데다, 강제성도 없어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밸류업 수혜 종목으로 꼽힌 종목으로 구성된 KRX 자동차(-4.36%), KRX 은행(1.25%), KRX 증권(-3.08%) 지수들은 단기 상승 후 차익실현으로 혼조세를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글로벌 랠리에서 소외된 이유에 대해 성장주 비중이 높은 구조적 원인에 대한 지적이 제기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신흥국 증시처럼 부진한 가장 큰 이유는 구조적으로 성장주 비중이 14.6%(삼성전자·SK하이닉스 (KS:000660) 제외)에 달할 정도로 높아 채권금리 등락에 민감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2차전지, 인터넷 업종이 올해 수익률 최하위를 기록 중"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수급적으로는 외국인 선물 매매가 채권금리 등락에 결정되는 양상인데, 미국 금리인하 시점과 폭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동안 강한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다만 금리 인하 사이클의 가시성이 높아지며 채권금리가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경우 '미운오리' 코스피가 '백조'가 되어 날아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보다도 못해…코스피 '부진의 늪' 왜?](https://d18-invdn-com.investing.com/content/pic48ca6b0bdeb1cef9994b936dca9fa48a.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