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은 지난 2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반등을 시작한 국내 반도체 산업에 대해 "(반도체 업황의) 롤러코스터는 앞으로도 계속되리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몇년 전 코로나19 단계 때에는 그렇게까지 늘지 않아야 할 수요가 너무 늘었고, 코로나19가 사실상 해제되자 지난해 초과 수요가 다 없어져 버렸다"며 "오히려 경제적 임팩트가 상당히 컸고 소비도 그만큼 둔화했기 때문에 반도체 수요도 같이 빠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최 회장의 대한상의 회장 연임을 맞아 마련한 기자간담회였지만 SK그룹 총수인 만큼 반도체 등 주요 계열사의 사업과 연관된 질문에도 일부 답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7조원이 넘는 적자를 냈지만, 올해 1분기에는 2조886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최 회장은 국가 간 반도체 보조금 경쟁과 관련해 "전부 자기 돈으로만 계속 투자하는 형태가 잘 안 나오니까 전 세계 다른 곳에서도 반도체 생산을 자기네 나라로 끌고 가고 싶어 하고, 그래서 보조금 얘기가 많이 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반도체 미세화가 상당히 어려워졌기 때문에 미세화 과정 수요를 충족시키려고 생각하고, 공급을 늘리려면 라인을 더 건설하고 투자를 계속해야 한다"며 "그러다 보니 기술로 해결이 안 되고 자본적 지출(캐펙스·CAPEX)로 해결해야 하는 어려운 문제에 계속 부딪힌다"고 설명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보면 우리나라도 캐펙스가 많이 들어가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반도체 산업이 장사가 잘되거나 리스크를 분담할 수 있는 쪽으로 자꾸 흐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회장은 최근 정체된 전기차(EV) 배터리 업황과 관련해 "EV의 일시적 수요 둔화 영향이기 때문에 배터리, 관련 소재 등 공급망이 타격을 받는 것"이라며 "그렇다고 'EV가 없어질 것인가'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최 회장은 대한상의 회장 임기 중 꼭 하고 싶은 일로 '반기업 정서 완화'를 꼽았다. 그는 "기업에 대한, 경제계에 대한 반기업 정서를 완화하거나 개선시키고 싶다"면서 "이를 통해 많은 사람이 '나도 경제활동을 할 거야, 기업을 할 거야'라고 생각하고 도전하는 환경을 만들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