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이형진 기자] 현대백화점그룹 지주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가 공개매수를 통해 현대홈쇼핑 지분 추가 확보에 나서는 가운데, 현대백화점이 현대홈쇼핑 공개매수에 참가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이번 공개매수는 현대지에프홀딩스가 지주회사 차원에서 자회사 지분 교통정리를 하는 차원으로, 현대백화점이 현대홈쇼핑 지분을 계속해서 보유하기 보다는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성장재원으로 활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 현대지에프홀딩스, 현대홈쇼핑 지분 공개매수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지난 3일 지주회사 요건 충족을 위해 계열사인 현대홈쇼핑 주식 300만 주(발행 주식 총수의 25%)를 공개매수한다고 공시했다. 매수 가격은 6만 4200원이며 공개매수 기간은 22일까지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응모율에 관계없이 공개매수에 응한 주식 전부를 매수할 방침이다. 다만 예정 수량인 300만주를 초과하면 안분비례 방식을 통해 매수할 계획이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지주회사는 자회사와 손자회사 지분을 상장사 30% 이상, 비상장사 50% 이상 보유해야 한다. 지주사 전환 시 2년 내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에 현대지에프홀딩스는 내년 2월까지 지분 정리가 필요하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재 현대홈쇼핑 지분 25%가량을 보유 중으로, 이번 공개매수로 300만주를 모두 취득하면 50%에 해당하는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한편, 현대홈쇼핑 주요 주주는 작년 말 기준 현대지에프홀딩스 외에 현대백화점(16.57%) 국민연금공단(7.85%) 약트먼포커스펀드(5.24%) 등이다.
◇ 현대백화점, 현대홈쇼핑 지분 15.8% 보유
현대백화점은 현재 현대홈쇼핑 지분 15.8%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현대백화점은 이번 현대홈쇼핑 공개매수에 참가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매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주회사 차원에서 자회사 지분 교통정리를 하는 가운데 굳이 현대백화점이 기존 소유한 현대홈쇼핑 지분을 계속해서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데 의견이 모아진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지분을 정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칠 이유가 없고,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성장재원으로 활용하는 것이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길이라 판단한다"고 말했다.
◇ 면세점과 지누스 실적 개선 다소 지연
한편, 주가상승에 걸림돌로 작용했던 면세점과 지누스의 실적도 올해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백화점 사업부는 양호한 실적을 지속하는 가운데, 면세와 지누스는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면서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겠지만, 하반기에는 회복이 기대된다.
허제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백화점 기존점 성장 추이가 양호하며 메가점포 중심으로 명품 브랜드 순차적 개점이 예정되어 있어 양호한 매출 신장세는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주가 상승의 키는 면세 사업부에 달려있는데, 중국 관광객수 회복에 기인해 하반기 이후 차츰 나타날 면세 사업부 실적 개선을 예상해 저점 매수 의견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도 "1분기 백화점 실적이 예상 보다 양호하고 면세점도 지난 해 부진했던 모습에서 벗어나며 완만히 개선되는 모습이 뚜렷하다"면서도 "다만 지누스의 부진이 길어지는 점은 아쉬우며, 지누스 실적 회복 시기를 예상하긴 어렵지만 주가는 이를 다 반영한 상태인 데다 주요 사업부의 고른 실적 개선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저점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