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등 4대 금융지주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4조362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조9697억원)보다 12.2% 감소할 전망이다.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2% 떨어진 6조4376억원에 그칠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지주의 1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1조2268억원으로 1년 전 1조4992억원보다 무려 18.2% 급감했다. 이어 신한지주는 지난해 1조4143억원에서 올해 1조2933억원으로 8.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대로 라면 근소한 차이로 올 1분기 신한금융이 리딩금융 자리를 탈환한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지주는 1조1095억원에서 9893억원으로 10.8%, 우리금융지주는 9466억원에서 8530억원으로 9.9% 각각 순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2조원대 홍콩 ELS배상금 변수… 리딩뱅크 경쟁 치열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이 하락한 배경은 2조원대 홍콩 ELS배상금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의 H지수 ELS 판매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15조4000억원(24만3000계좌) 규모에 달한다.
분기별 만기는 1분기 3조3000억원(비중 21.3%), 2분기 5조4000억원(34.9%) 등 상반기에 과반(8조7000억원·56%)이 집중돼 있다. 이어 ▲3분기 2조8000억원(18.2%) ▲4분기 1조7000억원(10.7%) ▲내년 이후 2조3000억원(14.9%) 규모가 남았다.
은행별 상반기 만기 규모는 KB국민은행 4조7726억원, NH농협은행 1조4833억원, 신한은행 1조3766억원, 하나은행 7526억원, 우리은행 249억원 등이다. 현재 손실률(53%) 수준에 평균 배상 비율로 30~40%를 가정하면 국민은행의 상반기 배상 예상액은 7588억~1조118억원으로 추산된다. ▲농협은행 2358억~3145억원 ▲신한은행 2189억~2918억원 ▲하나은행 1197억~1596억원 등이다.
부실에 대비해 쌓아놓은 충당금도 실적 순위의 영향을 줄 전망이다. 은행별로 제각각인 한화오션 충당금 환입 여부가 대표적이다. 하나은행은 약 1500억원 규모의 한화오션 충당금을 쌓았다가 지난해 대출상환으로 일부를 이익으로 환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은행은 약 300억원의 충당금을 이익으로 환입했다. 반면 국민은행은 한화오션 충당금 약 1500억원을 요주의여신으로 유지했다. 지난해 국민은행이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쌓은 만큼 거액에 홍콩ELS 배상금을 지불하더라도 순익 감소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 4대 은행의 순이익 순위는 하나은행(3조4766억원), KB국민은행(3조2615억원), 신한은행(3조677억원), 우리은행(2조5250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2년 연속으로 리딩뱅크를 수성한 하나은행은 2위 국민은행을 2151억원 차이로 따돌렸다. 전년도 순이익 기준 2위였던 신한은행은 국민은행에 밀려 3위로 내려앉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총선을 앞두고 정부가 은행권을 상대로 요구한 민생금융 방안이 실적 감소에 영향을 줬으나 올해는 ELS배상이 변수로 떠올랐다"며 "은행별로 충당금을 쌓은 만큼 리딩뱅크 자리를 놓고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