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김영택 기자] 1일 오후 삼성전자 (KS:005930) 평택캠퍼스 정문 앞. 한집 건너 빈 상가로 유리문에는 임차인을 구하는 전단지로 빼곡하다.
점심 시간임에도 인적이 드물고, 음식 가게들도 파리만 날리는 집들이 허다하다.
일반적으로 인적이 드문 곳에 자리잡는 성인 게임장이 1층에 버젓이 자리잡고 있다. 임대가 이뤄지지 않다 보니 상가 주인은 기피 업종인 성인 게임장을 임대한 것으로 보인다.
문을 닫은 가게들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집기를 빼지 못한 흔적도 군데군데 보인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대로변 번화가도 이정도인데, 근린주택이 밀집한 곳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면서 “삼성 직원들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상가나 원룸 공실이 넘쳐난다”고 말했다.
그는 “상담 자체가 끊겼다”면서 “근처 지식산업센터의 경우 완공된지 한참 됐지만, 공급 과잉으로 공실률이 거의 80%에 달한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인근 고덕면, 고덕동, 모곡동 인근에는 약 20곳의 지식산업센터가 있지만, 공실률이 40%~최대 90%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삼성전자가 반도체 불황 여파로 투자 속도조절에 나서면서 경기가 급격히 얼어붙기 시작했다.
애초 삼성전자는 2022년 100조원을 투입해 총 6개 반도체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작년부터 근로자들이 서서히 빠져나갔고, 결국 올해 2월부터 P5(5공장) 공사가 중단됐다. 이 같은 여파는 부동산 침체로 이어졌다. 인근 고덕국제신도시는 아파트 거래가 없다 보니 가격도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한 부동산업체 관계자는 “평택 일거리가 줄어 들면서 삼성 협력체 근로자들이 기흥이나, 천안, 아산쪽으로 대거 빠져 나갔다”면서 “소규모 회사들이 통으로 빌려 숙소로 사용할 경우 빌라는 90~130만원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70~90만원 수준으로 떨어졌고, 이마저도 임차인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비용을 아끼기 위해 단체로 들어가는 경우도 있는데, 인력이 대거 빠져 나가다 보니 보증금 문제로 갈등을 겪는 경우도 많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