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김교식 기자] 서정진 셀트리온 (KS:068270) 회장의 장남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가 주주총회에 데뷔전을 치렀다. 주주들과의 약간의 설전이 있었지만 무난했다는 평이다.
셀트리온은 26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제33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이사보수 한도승인의 건 등 8개 안건을 의결했다.
통합 셀트리온 출범 이후 처음 열린 주주총회로 서 회장의 미국 출장으로 서 대표가 의장을 맡았다.
이날 주총장에서는 주가에 대한 주주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소폭 늘었으나 매출액은 약 5% 줄어들었다.
제33기 감사보고 및 영업보고 등이 진행되고 있을 때 주총에 참석한 한 주주는 “셀트리온이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고 있는데 비정상적인 거래로 보인다”면서 설명을 요구했다.
주주의 질문에 서정진 회장은 식순보다 먼저 영상으로 등장해 답변을 하기도 했다.
서 회장은 “해당 질문과 관련해서는 법률적 이슈가 생길 수 있다. 그래도 답변드릴까요”라며 “담보로 제공된 주식은 대차에 사용되지 않는다. 사용됐으면 홀딩스 재무제표에 수익금이 입금돼 있어야 한다. 그 수익금이 없다. 누차 악용되지 않고 있다고 해도 자꾸 오해한다”고 답했다.
다른 한 주주는 “A사 회장이 감옥에 있는 동안 그 회장 명의의 계좌에서 주식이 매도됐다”며 “주주들은 셀트리온이 채권자별로 담보 주식 관리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막연하게 대차하지 않고 있다고만 답한다”고 지적했다.
서 회장은 “가서 확인해 보라”면서 “문제없다고 했는데 안 믿으면 직원들과 가서 확인하면 된다”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주주들의 불만은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에서도 이어졌다. 셀트리온은 이사들의 보수총액 또는 최고한도액은 기존 9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늘리는 안건을 상정했다.
이에 현장에 참석한 셀트리온 주주연대 대표는 “국민연금이 셀트리온 이사보수 증액이 과도하다고 반대하고 있다. 통과되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도 빨간불이 들어올 것 같다”며 “보수 합계를 120억원 이하로 유지하겠단 약속을 해달라”고 말했다.
서 대표는 주주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지난해 두 회사가 합병하면서 양사 이사회가 통합됐다”며 “비슷한 규모의 평균 보수를 차용했으며 이사 보수 상향을 뜻하는 건 아니다”고 해명했다.
주주들은 셀트리온 임원 성과급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러자 서 회장은 “잉여가치금 주주에게 환원하라 하는데 다 돌려주면 되느냐. 그럼 회사 미래가 없어지는 것”이라고 언성을 높이며 “감정적으로 질문하면 안 된다”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서 회장이 언성을 높이자 다른 한 주주는 서 회장의 태도를 지적했다. 그는 “셀트리온 주주총회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섭섭하다는 마음을 (서 회장) 본인 혼자 느끼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