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김영택 기자] 중국발 공급 확대로 인한 국내 석유화학산업이 초토화되고 있다.
불황이 이어지면서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면서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으나, 이 같은 분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 롯데케미칼·LG화학, 생산기지 매각설 제기
1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과 LG화학은 최근 주요 생산기지 매각설이 제기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말레이시아의 주요 석유화학 생산기지인 LC타이탄 매각설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케미칼은 “다양한 전략방안을 검토 중이나, 구체적인 사항은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 LC타이탄은 기초소재사업부의 주요 생산기지다. 중국발 공급과잉 여파로 최근 잠재 인수자 물색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LG화학 (KS:051910) 역시 에틸렌 등 기초유분을 제조하는 전남 여수 나프타분해시설(NCC) 2공장에 대한 매각설이 꾸준히 제기된다.
LG화학 석유화학 사업부문은 작년 영업손실 1170억원으로 작저 전환했다. 수요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동 지정학적 이슈에 따른 원가부담 증가로 업황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최근 중국의 공급 확대로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다"면서 "업체들이 생산시설을 매각하거나 가동 중단하는 건 그만큼 시장 상황이 어렵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위정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까지 메탈가격 하락에 따른 부정적 래깅효과가 지속되며, 판가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정경희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인도와 베트남 등 일부 아시아 국가에 대한 기대가 있으나, 이들 지역의 포텐셜 대비 현재 수요비중이 낮아 추가 생산 Capa 를 흡수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면서 "국내 석유화학 불황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신성장동력 발굴, 포트폴리오 다양화 시급
최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석유화학제품 수출액은 456억달러로 전년 대비 15.9% 감소했다.
석유화학 산업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 수출액은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을 포함한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의 실적도 악화됐다.
업계에서는 장기 침체의 우려와 함께 위기 극복을 위해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기존 사업에서 벗어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등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야 한다는데 공감대가 모이고 있다.
LG화학은 ▲친환경 ▲전지소재 ▲글로벌 신약 등을 신성장동력을 선정했다. 롯데케미칼은 ▲스페셜티 제품군 ▲수소에너지·전지소재 ▲친환경·바이오 플라스틱 등을 집중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수익성 부진과 재무구조 악화로 인한 구조조정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다만 스판덱스 등 합성수지를 생산하는 다운스트림 제품이나 2차전지 소재 등으로 사업을 재편한 곳들은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