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여세린 기자] 지난해 금융지주를 떠났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밸류업’ 바람을 타고 돌아왔다.
금융주 저평가 원인 중 하나인 정부의 ‘규제 리스크’로 지난해 4대 금융지주의 주식을 매도하며 주가 하락을 주도했던 외국인투자자가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으로 금융지주의 지분율을 높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금융의 외국인 비율은 11일 기준 75.3%로, 지난해 말 71.97%에서 3.33%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금융지주의 외국인 지분율은 같은 기간 37.9%에서 40.57%로 2.67%포인트 늘었다.
외국인 투자자의 하나금융지주 지분율은 68.55%에서 1.68%포인트 늘어난 70.23%로 집계됐고, 신한지주 역시 외국인 비율이 1.11%포인트 증가해 61.28%를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유입으로 같은 기간 금융지주의 주가는 상승세를 탔다.
KB금융의 주가는 11일 기준 7만700원으로 지난해 말 5만4100원에서 무려 31% 급증했다.
하나금융지주 주가는 4만3400원에서 5만9500원으로, 신한지주는 4만150원에서 4만5700원, 우리금융지주도 1만3000원에서 1만4250원으로 모두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승세는 대표적인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로 꼽히는 금융주가 정부 밸류업 프로그램의 수혜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정부 정책 영향으로 금융지주의 주주환원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면서 외국인들이 장바구니에 적극 담은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결산배당과 분기배당을 함께 받을 수 있는 ‘더블 배당’의 기회도 외국인을 끌어들였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일본에서 PBR 개선 대책이 나오고 일본 금융주가 많이 오른 것처럼 국내 밸류업 프로그램 실시에 대한 기대감, 주주환원에 대한 가능성으로 외국인 매수는 더 들어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말 정부의 ‘규제 리스크’가 금융지주사의 발목을 잡으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금융지주사 주식 비율을 줄여왔다.
여전히 규제 리스크가 자리하고 있지만 당장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망된다.
최 연구원은 “규제 리스크가 불거질 수도 있지만 그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밸류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가 더 크다는 것”이라면서 “앞으로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한 정부의 세제 혜택 내용 등에 따라 움직일 금융주를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