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HD현대중 '운명의 날'…방사청 8조 'KDDX 사업' 입찰 제한 여부는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방위사업청이 27일 오후 2시 HD현대중공업에 대해 특수선 사업 입찰 제한 여부 심의를 진행 중이다.

앞서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직원들이 해군기밀 자료를 촬영한 후 사내 공유하면서 군사기밀유출로 논란이 일파만파 커진 바 있다. <2024년 1월 31일자 7조원 ‘KDDX’ 구축함 수주 총력전…HD현대重, 군사기밀 탈취 벌점 기사참조>

HD현대중공업은 방사청으로부터 입찰 제한을 통보 받을 경우 향후 5년간 국내 특수선 사업 입찰이 거부되기 때문에 방사청 수주가 사실상 막힐 수 있다.

◇ 방사청 계약심의위원회, HD현대重 부정당 업체 지정 여부 심의

방위사업청은 계약심의위원회를 열어 HD현대중공업의 부정당 업체 지정 여부를 심의한다. 부정당 업체로 지정되면 최대 5년간 국내 특수선 관련 입찰 참가자격이 제한된다.

당장 내달 입찰을 앞둔 한국형 차기구축함 사업인 KDDX에도 입찰이 불가능해진다. 이 사업은 구축함 6척을 건조하는 것으로 수주금액만 무려 8조원에 달한다.

앞서 개념설계는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 기본설계 HD현대중공업이 수주한 바 있다.

문제는 지난 2012년 10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3년간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이 KDDX 관련 군사기밀들을 불법 촬영해 회사 내부망으로 공유한 것이 들통난 것이다.

실제로 이들은 작년 11월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유죄가 확정됐다.

이에 HD현대중공업은 방사청 보안규정에 따라 2025년 11월까지 보안감점 1.8점을 적용받고 있다.

여기에 입찰 참가 제한 제재까지 받게 되면 사실상 해군 특수선 사업 참여가 불가능해지면서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 권익위, HD현대중공업 제출한 고충민원 기각

이날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최근 국민권익위원회에 고충민원을 제기했으나, 기각 의결서를 전달받았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7월 14일 해군 차기 호위함인 울산급 배치3(Batch Ⅲ) 5·6번함 건조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경쟁사인 한화오션이 선정되자, 이에 불복 권익위에 고충 민원을 신청했다. HD현대중공업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지 못한 이유는 보안사고로 감점(1.8점) 받았기 때문이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이미 벌점을 받아 수주 제한을 받고 있다”면서 “다시 입찰 제한을 한다면 이중적 제재가 아닌지 싶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경쟁사인 한화오션 관계자는 “HD현대중공업은 앞선 입찰에서는 기소 중이라고 보안감점 적용을 피하고, 이제는 기소 시점부터 적용 받겠다면서 벌점 시점 적용을 마음대로 해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D현대중공업은 방위청 입찰 부정당 제재를 받을 경우 해외 수출에만 사업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때문에 HD현대중공업은 방사청의 결정에 관심을 집중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