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여세린 기자] 최근 상장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이 활발한 것과 달리 자사주를 보유한 대기업들의 자사주 소각 움직임은 상대적으로 더딘 모습이다.
최근 1년 동안 자기주식을 보유한 대기업 10개사 중 1곳만 자사주를 소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내 352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2022년 이후 현재까지 자사주 보유 및 소각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27일 공개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자사주 소각을 시행했거나 지난 23일까지 소각 결정을 공시한 기업은 조사 대상 234개사 중 32개사였다.
13.7%의 비율로 10곳 중 1곳 수준에 불과하다.
소각 금액은 소각 예정 금액을 포함해 6조3천955억 원으로 조사됐다.
2022년에 자사주를 소각한 기업은 15개였고 소각 금액은 3조1738억 원이었다.
자사주를 소각한 기업 수와 소각 금액 모두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지만 이는 최근 정부의 주주환원 정책의 일시적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지난해 자사주를 보유한 기업은 234개사, 66.5%로 전년과 비교하면 1곳 늘었다.
이들 기업이 보유한 자사주 규모는 10억853만 주로 집계됐다.
전체 발행주식 460억4천275만 주의 2.2% 수준으로 전년 2.4%에서 1년 사이 0.2%포인트 감소했다.
자사주 시가총액은 지난 23일 기준 41조 7천859억 원으로 집계됐고 이는 2022년 대비 13.7% 줄어든 규모다.
기업이 자사주를 소각하면 유통 주식 수가 줄어 그만큼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 가치가 높아진다.
이에 지난 1년 동안 자사주를 가장 많이 소각했거나 결정한 기업은 SK이노베이션으로 창사 이래 처음으로 7936억 원, 491만9974주 규모를 소각하기로 했다.
이어 7676억 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결정한 삼성물산, 6200억 원의 자사주를 태운 KB금융지주가 뒤를 이었다.
기획재정부는 기업의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지원하기 위해 배당 중심이었던 세제 지원을 자사주 소각으로 확대해 지원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최상목 기재부 장관은 “상반기 내에 밸류업 가이드라인을 확정하고 법인세 감면이나 소각 비용의 손금 인정 등 세제지원 방안은 준비되는 것부터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