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김지현 기자] 국내 5대 금융그룹의 해외부동산 펀드 관련 익스포저(위험노출액) 규모가 20조 4000억원, 평가손실이 1조원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관련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큰 문제가 없다'는 안도의 의견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실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해외 부동산 투자현황’을 분석한 결과, 해외부동산 투자로 1조원이 넘는 평가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그룹의 해외부동산 펀드를 비롯한 수익증권 투자와 대출 등을 포함한 전체 익스포저 규모는 무려 20조 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해외부동산 손실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일축하고 있다.
◇ "펀드 만기보다 대출 만기가 문제"
국내 한 자산운용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금융투자 상품은 원래 원본 손실이 100% 가능한 구조에서 투자가 되고, 국내 PF와는 다르게 해외 부동산은 연쇄 손실이 없는 원금 손실로 끝이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 온도 차가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해외 부동산 펀드들이 겪고 있는 문제는 크게 하나로 볼 수 있다”면서 “펀드 만기보다 대출 만기가 도래하고, 이 대출을 리파이낸싱(재대출)으로 바꿔야 하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해외 부동산 시장 불황이 지속되다 보니, 대출이 막히고, 대주단이 담보권을 실행하게 되는데, 이때 펀드 투자자들은 최후 순위로 밀리게 된다는 점이다.
결국 리파이낸싱을 못하게 될 경우 채무 불이행 상태가 지속되고, 펀드 투자자는 대규모 손실을 입게 된다.
◇ 금융그룹은 보수적 투자, 대부분 선순위 채권
이에 금융그룹 관계자는 “금융그룹들은 해외 부동산 투자에 보수적으로 운용을 하고, 손실에 대비를 해둔다"면서 "대부분 선순위 채권을 가지고 있고, 선순위자이기 때문에 대출 채권을 회수하는 데는 크게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사 마다 펀드 만기 시기나 대출 상황이 다 다르게 때문에 온도 차가 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15일 “해외 부동산 펀드는 만기가 분산돼 있고, 투자자들 대부분이 기관투자자”라며 "크게 걱정할 부분이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