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업계에 따르면 원통형 배터리는 전기차용으로 활용할 때 에너지 밀도가 떨어진다. 배터리를 전기차용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여러 개의 제품을 엮어 모듈로 만들어야 한다. 이때 원기둥 모양인 원통형 배터리는 물리적인 특성상 원통과 원통 사이에 빈공간이 발생한다. 공간 효율이 떨어지는 만큼 에너지 밀도가 낮아지는 것. 전기차용으로 원통형보다 각형 배터리가 주로 사용되는 배경이다.
46파이 원통형 배터리는 2170(지름 21㎜, 높이 70㎜) 등 기존 제품보다 크기가 커진 만큼 에너지 밀도가 개선됐다. 대표적인 46파이 제품인 4680(지름 46㎜, 높이 80㎜) 원통형 배터리는 2170 제품보다 에너지 밀도가 5배 높고 출력은 6배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주행거리는 15~20% 늘어날 전망이다. 기존 원통형 배터리의 장점인 대량생산을 통한 생산단가 절감도 가능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 설명이다.
46파이 원통형 배터리는 향후 전기차 배터리 핵심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테슬라가 4680 원통형 배터리를 사용하겠다고 밝힌 영향이다. 테슬라는 2020년 '배터리 데이' 행사에서 4680 원통형 배터리 도입을 계획을 공식화했다. 최근에는 메르세데스 벤츠와 리비안도 46파이 배터리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배터리 업체 중 46파이 양산에 가장 앞선 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이다. 오는 8월부터 오창 에너지플랜트에서 4680 원통형 배터리를 양산할 계획이다. 테슬라 등 고객사와 공급 협의도 진행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양산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원통형 수요 저변을 더욱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삼성SDI도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개발이 한창이다. 지난해 충남 천안 공장을 통해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시제품 생산을 시작했다. 구체적인 규모와 시기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고객사들과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수주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 46파이 신규 수주를 통해 매출 성장 및 수익성 개선을 꾀하겠다는 게 삼성SDI 계획이다.
국내 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하지 않는 SK온은 46파이 제품 개발 속도가 더딘 편이다. 폼팩터(제품 외관) 다변화를 위해 올해 초 각형 배터리 개발을 완료했고 원통형 배터리는 현재 개발하고 있다. 개발 중인 원통형 배터리 규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최신 기술인 46파이에 집중해 점유율 상승을 꾀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