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여세린 기자]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제2의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로 우려되는 해외 부동산 펀드에 대해 “만기가 분산돼 홍콩 ELS와는 성격이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은 15일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맞춤형 기업금융 지원방안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홍콩 ELS는 올해 상반기에 만기가 많이 돌아오고 있지만 해외 부동산 펀드 만기 앞으로 몇 년 동안 분산돼 있고 투자자들 대부분이 기관투자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관 투자자의 경우) 손실 흡수 능력도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융권 안팎에서는 해외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한 국내 금융사 공모 펀드에 가입한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국내 금융사의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 규모는 55조8000억 원으로, 이 중 25%인 14조 원의 만기가 올해 돌아온다.
또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는 총 4365억 원으로 이 가운데 개인이 투자한 금액은 4104억 원에 달한다.
금융감독원의 2차 현장 검사가 진행되는 홍콩 ELS 사태에 대해서 김 위원장은 “금감원의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29일 김 위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며 고위험 파생 금융상품의 은행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다수의 건설사가 오는 4월 법정관리를 신청할 것이라는 이른바 ‘4월 위기설’과 관련해서는 “위기설은 작년 8월, 9월, 10월에도 계속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부동산과 가계 부채 모두 연착륙 시켜가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또 김 위원장은 국내 증시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기본 골격은 다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달 말 공청회, 세미나 등을 열고 의견을 수렴해 가능한 빨리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불법 계좌 개설로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기관 경고'를 받은 대구은행이 이르면 1분기 내 시중은행으로 전환되는 게 '총선용'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인가를 신청하면 금감원에서 보고 금융위에서 결정하는 것일 뿐"이라며 “절차대로 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