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Times - 체코 두코바니 원자력발전소와 예배당. [사진=뉴스1]
[시티타임스=독일/유럽] 체코 신규 원전 건설 입찰에서 미국이 탈락하며 한국과 프랑스의 2파전으로 압축되자 한국수력원자력의 수주 가능성에 국내 원전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총사업비 30조원에 달하는 이번 원전 수주에 성공할 경우 침체됐던 국내 원전 생태계가 가뭄의 단비를 맞을 것으로 기대된다.
9일 한수원과 원전업계 등에 따르면 체코 두코바니 원전 건설사업은 한수원과 프랑스전력청(EDF)의 2파전으로 좁혀졌다. 전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미국 정부의 후광을 받는 웨스팅하우스도 경합해 왔지만, 체코 정부가 원하는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탈락했다.
체코 정부는 한수원과 EDF 측에 4월15일까지 새로운 입찰 제안서 제출을 요구했다. 제안서 최종 검토 등을 거쳐 올해 상반기, 이르면 5월쯤 우선사업자 선정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체코 정부는 1200MW(메가와트) 이하급 2022년 두코바니 5호기 건설계획을 발표하고 입찰서를 받았다. 이후 옛 소련이 건설했던 테멜린 및 두코바니 발전소에 3기의 원자로를 추가 건설하겠다고 발표, 총 4기의 신규 원전을 짓기로 결정했다.
통상 원전 1기를 새로 건설하는 데는 10조원 이상이 필요한데, 다수 원전을 동시에 건설할 경우 처리장 등 공용시설 비용을 아낄 수 있어 단가절감 효과가 있다. 이를 감안하면 총 4기의 신규 원전 건설 비용은 30조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수원은 아랍에미리트(UAE)에 공급한 APR1400의 파생 모델로 출력을 1000MW급으로 조정한 APR1000으로 도전장을 냈다. 지난해 유럽전력사업자인증(EUR)도 취득했다.
APR1000의 가장 큰 경쟁력은 건설 단가이다. 건설단가가 9조원 안팎인 APR1000은 15조~16조원으로 예상되는 EDF의 EPR1200에 비해 가격 경쟁력에서 크게 앞선다는 평가다. 그러나 체코와 프랑스 간 원만한 외교관계와 유럽 안방에서 진행되는 외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원전 운용 경력 측면에서도 프랑스가 우위에 있다.
체코 원전사업 수주전에는 한수원뿐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총력전에 나선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전수출협력과를 중심으로 코트라, 한전그룹사, 두산중공업 등이 '팀코리아'를 구성해 체코 원전 수주를 위한 전방위 활동에 돌입했다.
체코 원전사업 수주에 성공하면 30조원의 사업 이외에도 얻게되는 유무형의 추가 이득이 상당할 전망이다. 원전 2기를 신규 건설하는 15조원 규모의 폴란드 코닌 원전사업자 선정 과정에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코닌 원전사업은 한수원이 폴란드 민간발전 ZEPAK, 국영전력공사(PGE)와 50대 50 지분투자를 통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으로 공동사업개발에 착수한 만큼 수주 기대감이 더욱 크다.
팀코리아는 원전 기자재·서비스 각종 수출 활성화 지원사업에도 밀착 협력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