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타임스=미국/북중남미] 미국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 오클라호마시티라는 다소 의외의 지역에 지어질 수도 있다고 CNN비즈니스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581.2m 높이의 ‘레전드 타워’를 오클라호마시티에 짓는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는 부동산 투자회사 매트슨 캐피탈과 건축회사 AO의 개발자들이 오클라호마시티에 소매점, 레스토랑, 각종 명소를 갖추는 복합용도 개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드러났다. 이 높이대로 지어진다면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건물이 된다. 미국에서 가장 높은 빌딩 10개는 현재 뉴욕과 시카고에 있다.
오클라호마시티는 미국에서 20번째로 큰 도시로 인구 70만명 규모다. 개발자들은 이 도시가 확장하고 있어 해당 프로젝트를 충분히 실행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오클라호마시티는 2020년부터 2022년 사이 거의 2% 성장했다. 이곳은 2010년부터 2020년까지 10만명 이상 인구가 늘어난 미국 14개 도시 중 하나에 속한다.
초고층 빌딩 개발 계획이 놀라운 것은 현재 미국에서 재택 근무 영향으로 사무실 공간에 대한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유명한 마천루 건물 대다수가 오피스 빌딩인 반면 오클라호마시티의 개발 계획에는 사무실 대신 호텔과 아파트, 소매점과 식당 등의 공간이 포함된다.
해당 계획을 세운 개발자들은 이 지역에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인해 수요가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최근 이 지역에는 NBA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의 새 경기장 건설이 승인됐고, 새 축구 경기장 건설 계획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이 계획은 시작부터 순조롭지 않을 수 있다. 데이비드 홀트 오클라호마시티 시장은 CNN에 보낸 이메일에서 초고층 빌딩 건설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민간 개발자들은 종종 계획을 발표하고, 그 중 일부는 실현되지만 일부는 실현되지 않는다. 나는 특별한 의견이 없다”고 밝혔다.
건축가인 스테판 알은 초고층 빌딩에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어렵다고 지적한다. 그는 “건설 비용의 프리미엄을 감당할 가치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고층 건물일수록 지탱하기 위한 구조물이 추가되어 비용이 더 많이 든다"고 말했다.
전체 개발 프로젝트에는 레전드 타워 건설 비용 7억7천만 달러를 포함해 총 16억 달러가 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매트슨측은 밝혔다. 자금은 시에서 승인한 2억 달러의 보조금을 비롯해 여러 출처에서 조달하겠다는 것이다.
고층 빌딩의 경제학을 연구하는 럿거스대학교 경제학 교수 제이슨 바는 뉴욕과 같은 대도시는 더 많은 인구와 기업이 있어서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클라호마시티의 개발 계획은 “도시 인구에 비해 너무 높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뉴욕 인구는 오클라호마시티의 12배에 달한다. “도시가 작을수록 여분의 공간을 가치 있는 가격으로 채우기가 더 어렵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오클라호마시티 대학교 경제학 교수인 스티브 애지는 금리가 2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상황에서 이런 아이디어가 “하늘의 별 따기”라며 건물에 대한 자금 조달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