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타임스=한국일반] 런던과 뉴욕 등 전세계 주요 도시의 상업용 건물주들이 곤경에 처한 반면 한국 서울에서는 오피스 건물 소유주들이 호황을 누리는 중이라고 블룸버그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서울의 오피스 시장에서 A등급 이상 건물에는 98% 넘게 입주자들이 차 있고, 임대료는 지난해 대비 15% 상승했다. 강남 중심에 있는 파르나스타워 한 층에 공실이 생겼을 때 국내외 12개 기업이 입찰에 참여해 경쟁했을 정도로 공간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의 최예지 임대부문 대표는 “특히 넓은 공간을 찾는 임차인들은 갈 곳이 없다”며 “그들은 가격이 30~40% 인상되더라도 그냥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기업이 사무실 공간을 줄이거나, 아예 퇴거하는 임차인들이 늘어난 미국 오피스 시장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미국 부동산 소유주들은 높은 이자율까지 더해져 수익률의 압박을 받으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블룸버그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오피스 가격은 폭락이 예상되며,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최소 9개월 이상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러니하게도 글로벌 시장 부동산에 투자한 한국의 투자자들, 즉 연기금, 보험사, 자산운용사들은 큰 타격을 입었다. 이들은 해외 부동산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지만 팬데믹으로 가치가 하락하는 바람에 신용 경색 위험이 커졌다.
한국의 부동산 시장은 수요와 공급 요인, 문화적 성향, 경제 회복력 등의 요인들 조합 덕분에 번창하고 있다. CBRE 그룹 데이터에 따르면 3분기 한국 공실률은 아시아 평균 19%에 비해 1.7%에 불과했다.
CBRE의 한국 리서치 책임 대표 클레어 최에 따르면 2021년부터 서울에서 오피스 공급이 부족해져 과거 공급량의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 대표에 따르면 현재 건설 중인 신규 프로젝트가 가동되는 2025년까지도 공급 부족이 지속될 것이며 2023년의 임대료는 전년 대비 약 1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CBRE는 몇 년 전 한국 정부가 시행한 재개발 제한 조치와 팬데믹으로 인한 개발 계획 차질이 공급 부족을 불러일으켰다고 분석했다.
한국 경제 성장세에 힘입어 오피스 수요는 꾸준하다. 반도체와 자동차를 포함한 한국 제품들의 해외 시장 수출이 팬데믹 기간 성장세를 기록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80%가 국내 기업이기 때문에 외국계 기업이 사무실 규모를 줄여도 전반적인 수요가 유지된다. 서구에서처럼 사무실이 텅 비는 재택근무 트렌드는 서울이나 아시아 국가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최 대표는 “문화적인 문제”라며 “사무실로 오라고 회사가 지시하면 직원들은 돌아온다”고 말했다.
인베스코 부동산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인 캘빈 추는 “한국은 지난 2년간 세계에서 가장 큰 성과를 거둔 오피스 시장”이라고 말했다. 전세계 많은 지역에서 차입 비용이 일반적 임대 수익률보다 높기 때문에 오피스 매입이 드물지만, 최근 강남에 위치한 17층짜리 오피스 건물을 매각할 때에는 경쟁이 치열했다. 결국 건물주인 미국 회사는 2017년 최초 매입 가격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3억8500만 달러(5012억원)에 자산을 매각할 수 있었다.
추 총괄은 “투자자들이 한국의 임대 수익률이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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