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타임스=독일/유럽] 2024년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 시 당국은 특정 목적지를 향하기 위해 도심을 통과하는 차량을 막기로 결정했다고 블룸버그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개인 차량과 상업용 트럭 등은 최종 목적지가 시내인 경우에만 통행이 허용된다.
아일랜드에서 가장 큰 도시인 더블린은 이를 위해 도심 도로를 재설계하는 작업을 시작하고 있다. 당국은 이 조치를 통해 도심 공기가 깨끗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또 현재의 교통 혼잡을 완화하고 보행자를 위한 거리와 광장을 조성해 더블린 중심부를 더 쾌적한 장소로 만들 전망이다.
이 계획대로라면 더블린 도심의 교통량은 60%나 감소하게 된다. 리피 강 양안에 두 개의 버스 게이트를 설치해 자가용 차량의 횡단을 막고, 도로를 재구성해 도심으로 진입하는 차량이 결국 같은 방향으로 다시 빠져나가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파리, 암스테르담, 리스본 등 다른 유럽연합의 도시에서도 차량 운행 제한이 시행 중이다. 이들 도시의 정치 지도자들과 마찬가지로 더블린의 교통량 감소를 계획한 공무원들도 ‘15분 도시’를 목표로 삼는다. 주민들이 도보, 또는 자전거로 15분 이내에 모든 주요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진보적인 도시 정책으로 유명한 더블린에서는 설문조사에 참여한 3천500명 중 80% 이상이 이 같은 계획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더블린 역시 다른 대도시처럼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원격 근무가 늘면서 침체기를 겪었다. 팬데믹이 끝나고 도심 상점은 다시 붐비고 있지만, 강변을 지나는 전체 차량의 3분의 2가 그저 도심을 가로지르는 통과 차량일 뿐이다.
더블린의 특성상 주요 도로조차 막다른 골목이나 텅 빈 골목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공공 안전에도 문제가 많다. 더블린은 최근 폭력 범죄가 급증하고 있고 불평등 심화로 인해 심각한 주택난을 겪고 있다. 그 여파로 더블린 중심부는 활기차지만, 해가 지면 으스스한 기운이 감돈다.
이번 차량 통행 금지 조치로 인해 칼리지 그린에 광장을 조성하고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지어진 시청 건물과 강 사이에 넓을 산책로를 조성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 계획으로 더블린이 자동차 의존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하겠지만 차량 배기가스와 공해가 줄어들고, 걷기와 자전가 타기가 훨씬 편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더블린 시민들은 깨끗하고 친환경적인 도심을 위해 통행 금지로 기꺼이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