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필에너지
[더스탁=김효진 기자] 코스닥 신규상장 기업의 단일 공모청약에 16조원 규모의 자금이 몰렸다.
이달 5일부터 이틀 간 진행된 2차전지 장비 전문기업 필에너지(대표이사 김광일)의 일반 공모청약에 15조8000만원의 청약 증거금이 밀려 들어왔다. 올해 신규 상장기업의 증거금 중 최대 규모다. 필에너지는 증거금 납입 및 환불을 거쳐 이달 14일 코스닥에 입성한다. 이번 공모 청약 경쟁률은 1318대 1로 기록됐다.
이보다 앞서 진행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경쟁률은 1812대 1로 나타났다. 수요예측에는 국내외 기관투자자 1955곳이 참여해 모두 상단 이상의 가격을 제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99.7%(가격 미제시 포함)가 상단 초과 가격을 제시한 덕분에 최종 공모가는 3만4000원으로 확정됐다.
회사측은 필에너지만의 독보적인 2차전지 핵심설비 설계 기술과 중장기적 성장 가능성 등이 수요예측 및 일반청약의 흥행을 이끌 수 있었던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했다.
필에너지는 청약증거금 뿐만 아니라 공모금액 또한 올해 신규상장 기업 중 가장 많은 규모를 차지하게 됐다. 281만여주를 공모하는 필에너지는 당초 희망 공모 범위가 2만6300~3만원이었다. 그러나 기관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를 밴드를 초과한 3만4000원으로 확정하면서 공모금액이 총 956억원으로 늘었다. 이는 기가비스(954억원) 보다 소폭 높은 금액으로, 올해 코스닥 신규 상장 기업 최대 규모다.
이번 공모로 확보한 자금은 레이저 노칭 설비 고도화 및 원통형 2차전지 제조 자동화 신기술 개발 등에 대한 연구개발과 시설투자 그리고 운영자금 등으로 사용된다. 318억원 가량은 모회사인 필옵틱스의 주주환원정책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김광일 필에너지 대표는 “전기차 확대 등으로 2차전지 시장의 지속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설비 개발에 주력해 성장동력 확보에 나설 계획”이라며, “필에너지를 믿고 투자해주신 주주분들께 높은 기업가치로 보답드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2016년 레이저 노칭 설비 첫 수주에 성공한 필에너지는 2018년 초고속 스태킹 기술 개발에 성공하고 탭 웰딩(Tab Welding) 설비를 수주했다. 2020년에는 스태킹 설비 수주와 삼성SDI 베스트파트너상을 수상했다. 같은 해 필옵틱스 분할 신설법인 필에너지가 출범됐다. 2021년 전고체 제조용 스태킹 설비를 수주했고 오산 신사옥을 증축하면서 본점을 이전했다. 지난해에는 레이저 노칭 추가 수주와 노칭과 스태킹 일체형 설비를 수주했고 삼성SDI 제조 혁신상을 수상했다.
작년 실적은 매출액 1897억원에 16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액 730억원과 영업이익 75억원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