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은행 본점 사옥. 왼쪽부터 신한·KB국민·하나·우리은행 본점 사옥. 출처=각사
올해 상반기 국내 은행들이 14조1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감독원은 상반기 국내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이 이는 지난해 동기(9조8000억원)대비 43.9% 증가했다고 29일 밝혔다.
분기 기준으로는 2분기 순익이 7조1000억원으로 1분기(7조1000억원)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은행 유형별 당기순이익을 보면 특수은행을 제외한 일반은행의 상반기 순익은 7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6조8000억원)보다 14% 늘었다.
시중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2.4% 늘어난 6조7000억원, 지방은행은 10.5% 늘어난 9000억원, 인터넷은행은 277.2% 늘어난 2000억원이었다.
국내은행의 상반기 이자 이익은 29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26조2000억원)보다 3조2000억원(12.2%) 늘었다.
순이자마진(NIM)의 경우 2022년 4분기 1.71%, 올해 1분기 1.68%, 2분기 1.67%로 2분기 연속 하락했다. 그러나 이자수익자산(평잔)이 올해 1분기 3119조원에서 2분기 3120조원으로 1조2000억원 증가해 이자 이익 규모가 유지됐다. 더 쉽게 풀자면, 대출 자산 규모를 크게 늘렸지만 이익 증가 속도는 빨라지지 않은 것이다.
금감원 집계와 별로도 은행권에 따르면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순이익률(ROA)이 과거 15년새 크게 악화됐다. 2007년 은행권의 ROE는 14.6%, ROA는 1.10%에 달했지만, 지난해엔 각기 7.4%, 0.53%로 떨어졌다. 은행 수익성이 자산 및 자기자본 증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국내 은행들의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3조8000억원으로 지난해(1조7000억원)보다 2조1000억원(122.1%) 증가했다. 이자이익 중심의 사업구조를 수수료수익, 유가증권 관련 이익 등으로 재편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항목별로 보면 수수료 이익이 2조6000억원으로 1000억원(3.1%) 늘었고, 유가증권 관련 이익은 2조2000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외환 파생 관련 이익은 1조3000억원으로 2000억원(26.3%) 불었다.
상반기 국내은행의 판매·관리비는 12조6000억원으로 지난해(12조1000억원)보다 5000억원(4.2%) 증가했다. 인건비는 7조5000억원으로 지난해(7조4000억원)와 비슷했다. 물건비는 5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4조6000억원(10.2%) 늘었다.
상반기 중 대손비용은 3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1000억원)와 유사했다.
다만 2분기 국내은행 대손비용은 1조4000억원으로 산업은행이 한화조선 관련 거액 충당금을 환입한 1분기(1조7000억원)보다 3000억원(18.9%) 감소했다.
환입되는 충당금은 순이익을 증가시키는 영향을 준다. 환입처리되는 이익은 영업이익이 아닌 영업외이익으로 잡히지만, 결과적으로 당기순이익을 증가시킨다.
다만 산업은행 충당금 환입(1조2000억원)을 제외한 19개 은행의 2분기 대손비용은 2조3000억원으로 전분기(1조9000억원)보다 4000억원(21.8%) 증가했다.
금감원은 "중국 부동산발(發) 글로벌 경기둔화와 통화 긴축 지속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예상치 못한 충격에도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은행은 손실 흡수능력을 제고해야 한다"며 "대손충당금 적립 현황 등을 지속해서 점검하고 스트레스 완충 자본 등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