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이 10일 기준 679조8893억원에 달하는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도 심상치않은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7월 말부터 최근까지 총 10일간 512조8875억원에서 514조1174억원으로 늘어나 무려 1조2299억원이나 뛰었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 및 금융위기의 시한폭탄인 가계대출 증가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 상태에서 주담대 증가세가 레드라인을 넘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5대 은행은 50년 만기 초장기 주택담보대출에 일제히 연령 제한을 두는 등의 방법으로 가계대출의 고삐를 틀어쥘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압박이 심할 조짐이다.
사진=연합뉴스
70대 노인이 50년 만기 주담대 들어
가계대출 증가세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는 주담대, 특히 50년 만기 주담대의 경우 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낮은 청년을 위한 초창기 대출로 분류된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은 청년들에게 긴 만기를 제공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낮춤 효과를 제공하기 제공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대출한도가 증가한다. 쉽게 말해 50년 만기 주담대는 주로 청년을 대상으로 긴 만기를 보장, DSR 하락에 따른 대출한도 증가 효과까지 제공하는 셈이다.
문제는 일부 고객들이 50년 만기 주담대를 소위 DSR 우회수단으로 쓰는 장면이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은행들이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을 판매하며 연령 제한을 걸어두지 않자 70대 노인이 대출 한도를 키우기 위해 '50년 만기' 주담대에 가입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는 고스란히 가계대출 증가세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카카오뱅크 (KS:323410) 주담대. 사진=연합뉴스
초창기 대출에 만 34세 이하 적용될 듯
50년 만기 주담대의 부작용이 커지며 결국 금융당국이 나섰다. 그 연장선에서 초창기 주담대 대출에 만 34세 이하 등 연령제한이 적용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5대 은행 중 신한은행만 유일하게 만기가 40년이 넘는 주담대에 만 34세 이하 연령 제한을 두고 있다. 이를 중요 시중은행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인터넷전문은행을 중심으로 명학한 가이드라인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 말 기준 무려 17조3220억원의 주담대 잔액을 보유한 카카오뱅크, 3조7000억원의 잔액을 보유한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들을 대상으로 주담대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전망이다.
여기에는 인터넷전문은행의 간편하고 빠른 대출 전략이 가계부채 증가의 뇌관이라는 금융당국의 판단이 깔렸다.
물론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주담대에서 대환대출 비중이 약 60%에 이르기 때문에 자신들이 가계대출 증가의 원흉이라는 비판은 맞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금융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비대면 대출 심사 등이 일상화되어 있어 허술한 대출 가능성이 여전한 것으로 본다. 그 중심에서 주담대에 대한 압박의 강도를 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