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뉴스
지난해 4분기 물가 영향을 반영한 실질소득이 2분기 연속으로 뒷걸음질 쳤다. 난방비와 이자 지출은 역대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작년 4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83만4천원으로 1년 전보다 4.1% 증가했으나 실질 소득은 1.1% 감소했다. 물가 가 올라 실질 구매력은 떨어졌다는 얘기다.
실질소득은 지난해 3분기 2.8% 줄어 2021년 2분기(-3.1%) 이후 5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4분기 들어 감소 폭이 작아지긴 했으나 2분기 연속 실질소득이 줄어들었다. 실질소득 감소 폭은 4분기 기준으로 2016년(-2.3%) 이후 6년 만에 가장 컸다.
이진석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지난해 고물가의 영향으로 소비자물가지수를 반영한 실질소득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작년 4분기 가구당 월평균 가계지출은 362만5천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했다. 항목별로는 소비지출(269만7천원)이 5.9% 증가해 4분기 기준으로 2009년(7.0%) 이후 13년 만에 가장 크게 늘었다.
그러나 물가 상승을 고려한 실질 소비지출은 0.6%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4분기 연속 0%대 증가율을 나타냈다. 지난해 고물가로 가계가 지갑을 닫으면서 실질적인 소비지출은 둔화했다는 의미다.
품목별로 보면 주거·수도·광열 지출이 1년 전보다 6.0% 증가했다. 특히 전기요금·가스요금 등 냉·난방비가 포함된 연료비 지출이 16.4% 급증해 1인 가구 포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6년 이후 전 분기를 통틀어 역대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교통비 지출도 전년 동기 대비 16.4% 늘었는데, 이 가운데 자동차 기름값 등이 포함된 운송기구 연료비가 9.1% 증가했다. 항공요금을 포함한 기타운송비 지출은 56.5% 급증했다.
세금이나 이자 비용 등 비소비지출은 월평균 92만8천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했다. 비소비지출 증가 폭은 4분기 기준으로 2019년 4분기(9.6%) 이후 3년 만에 가장 컸다. 특히 이자 비용 지출이 28.9% 급증하며 2006년 이래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갈아치웠다.
이진석 과장은 "기준금리가 인상된 영향으로 이자비용 지출이 증가했다"며 "금액으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에서, 증가율로 보면 기타 신용대출에서 각각 지출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4분기 전체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실제 처분가능소득은 390만5천원으로 3.2% 증가했다. 처분가능소득에서 각종 소비지출을 빼고 남은 가계 흑자액(120만9천원)은 전년동기 대비 2.3% 줄어 2분기 연속 감소를 기록했다.
처분가능소득이 늘어도 소비지출이 그보다 큰 폭으로 늘면서 가계 살림살이는 더 팍팍해진 것이다. 가계 흑자율도 30.9%로 1.7%포인트 하락했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소비지출 비중을 나타내는 평균소비성향은 69.1%로 전년 같은 분기 대비 1.7%포인트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