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천NCC는 일반인들에게는 낮설지만 아는 사람들 사이에선 '신의 직장'으로 통한다. 작년 평균연봉만 1억1200만원에 달하는 등 수년째 억대 연봉을 이어가고 있다. 수년 동안 1억원대 연봉을 이어가면서 직장인들은 물론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상당한 관심을 받았다. 이 회사가 조만간 둘로 쪼개진다.
한화그룹과 DL그룹(옛 대림그룹)이 1999년부터 이어온 합작 관계를 깨고 결별에 나섰다. 두 그룹은 50대 50 비율로 합작한 화학업체 여천NCC를 분할해 가져가기로 가닥을 잡고 협상에 착수했다.
24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50대 50 비율로 합작한 화학업체인 여천NCC의 분할 방안을 놓고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두 회사 관계자는 "여천 NCC의 장기적 성장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분할을 비롯해 다양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천NCC는 1999년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옛 대림산업 화학부문)이 보유한 나프타분해설비(NCC)를 합쳐 출범한 합작회사다. 두 회사는 두 명의 공동 대표이사를 임명해 여천NCC 경영을 하고 있다. 나프타를 분해해 석유화학제품의 쌀로 통하는 기초 원료 에틸렌을 비롯해 프로필렌, 부타디엔 등 화학제품을 생산해 한화솔루션 DL케미칼 등 화학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이 회사의 현금창출력도 탄탄했다. 2017~2021년 연평균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조3387억원, 5567억원으로 집계됐다. 벌어들인 현금 상당액을 모회사에 배당했다. 2017~2021년 여천NCC 배당금은 총 2조700억원이다.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각각 1조350억원씩 배당 수입을 올린 셈이다.
하지만 '불편한 동거'라는 지적도 적잖았다. 2007년 인사권을 놓고 여천NCC DL그룹 측 임직원과 한화 측 임직원들의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고 양측이 맞고소하는 사태로 번지기도 했다. 갈등이 봉합되기는 했지만, 양측의 '불협화음'이 일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두 회사가 23년 만에 합작사업 결별을 추진하는 것은 올해 2월 발생한 여천NCC 폭발 사건에서 비롯했다. 당시 여천NCC 공장에서 시험가동 중이던 열교환기가 폭발하면서 근로자 4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폭발 사고 등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한화그룹과 DL그룹은 여천NCC를 분할해 관리하는 것이 더 안전하고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들어 여천NCC 실적이 나빠진 것도 결별에 영향을 미쳤다. 여천NCC는 올해 3분기 누적으로 262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연간 기준으로 올해 실적은 사상 최악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두 회사는 이 같은 판단에 따라 분할에 합의하고 세부적 방안을 협의 중이다. 두 회사가 1~4공장을 운영하는 여천NCC를 쪼개 각각 공장 2개씩을 가져가는 방안이 유력하다. 여천NCC는 여수산업단지에 1~4공장을 보유 중이다. 1~3공장은 NCC와 벤젠·톨루엔·자일렌(BTX) 생산시설로 구성됐다. 1공장과 2공장 3공장의 에틸렌 생산량은 각각 90만t, 91만5000t, 47만t이다. 4공장은 스티렌 모노머(SM) 메틸부틸에테르(MTBE) 등 시설로 구성됐다. 1·4공장, 2·3공장을 양측이 쪼개가는 방안이 거론된다. 1·3·4공장을 한쪽이 가져가고 다른 쪽은 2공장에 현금을 더 얹어 받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여천NCC를 둘로 쪼개는 방식은 인적분할 방안이 거론된다.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인적분할로 쪼개진 두 회사 지분 100%씩을 확보해 결별하는 구조다.
한 화학업계 관계자는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알토란 같은 실적을 내는 여천NCC 공장을 나누기 위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길어지면 3년 동안 협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환/강경민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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