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 들어 9월 말까지 미국 증시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인 상장지수펀드(ETF)는 '브레이크웨이브 드라이 벌크 시핑 ETF(티커명 BDRY)'다. 벌크선 운임에 따라 움직이는 발틱운임지수(BDI)를 추종하는 ETF다. 코로나19 회복 국면에서 수요가 몰리면서 해운 운임이 급등하자 BDRY의 주가도 치솟았다. 이 기간 수익률이 367.66%에 달한다. 이 기간 스탠다드앤푸어스(S&P) 500 지수를 추종하는 ETF(SPY (NYSE:SPY))는 14.78% 오른 것과 비교하면 20배 넘는 상승폭을 보인 것이다.
8일 ETF닷컴에 따르면 미국 증시에 상장된 ETF 중 올 초 이후 9월 30일까지 수익률 1~20위(레버리지, 인버스 제외)는 대부분 경기 민감 관련 상품이었다. ETF처럼 거래소에 상장돼 거래가 가능한 상장지수증권(ETN)도 포함한 순위다.
천연가스, 원유 폭등세에 올라탄 에너지 ETF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올해 9월 30일까지 수익률 상위 20개 ETF 중 15개가 에너지 ETF일 정도다.
천연가스 선물 가격을 따라가는 '유나이티드 스테이트 네츄럴 가스 ETF(UNG)'은 이 기간 119.13% 상승했다. 이달 초 블라디미르 푸탄 러시아 대통령이 천연가스 공급 확대를 언급하면서 주춤했지만 난방 수요가 급증하는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 강력한 호재다. 탄소 저감을 위해 석탄화력발전을 줄여야 해 천연가스 수요는 더욱 견고할 전망이다. 지난달 30일 영국의 경제 분석가 빌 블레인이 뉴스레터를 통해 "올 겨울에 사람들이 추위로 죽어갈 것"이라며 "특히 영국은 무릎을 꿇고 에너지를 구걸하는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했을 정도다.
탄소배출권 ETF와 ETN도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탄소배출권은 기업 등이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일정기간 발생한 탄소배출량이 할당량보다 많으면 탄소배출권을 사들여 부족분을 메꿔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산업 활동을 늘어나는 반면 각국 정부가 탄소 저감 정책을 강화하면서 탄소배출권 숏티지(공급 부족)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3분기까지 아이패스 시리즈 B 카본 ETN(GRN)과 크레인셰어즈 글로벌 카본 ETF(KRBN) 수익률은 각각 89.41%, 66.83%였다.
전 세계가 에너지 수요 증가와 탄소 저감이라는 두 가지 상반된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 덕에 우라늄 ETF(URNM)도 주목 받고 있다. 탄소 배출이 없는 원자력발전에는 우라늄이 필수적이다. 우라늄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URNM은 이 기간 79.14% 올랐다. 다만 트레비스 밀러 모닝스타 연구원은 “우라늄 가격이 지나치게 높으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며 "더 저렴한 형태의 재생에너지와 경쟁할 수 없기 때문에 글로벌 원자력 부문의 미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주석 선물 가격을 추종하는 ETN(JJT)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주석은 음료 캔을 비롯해 전자제품이나 건설현장 마감재에 쓰인다.
반대로 이 기간 수익률 하위 20개 ETF는 대부분 중국 규제에 타격을 입었다. 교육 산업에 투자하는 글로벌 X 에듀케이션 ETF(EDUT)는 이 기간 39.56% 추락했는데 중국 정부가 사교육 감독이 강화 움직임을 본격화한 올해 2월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아예 중국 기업들에 집중 투자하는 KWEB, PGJ 등도 30% 넘는 하락폭을 보였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 금·은, 신재생에너지 등에 투자하는 ETF들도 수익률 하위 목록에 포함됐다. 신재생에너지 ETF의 경우 작년 말부터 올 초까지 워낙 가파르게 올라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는 데다가 미·중 갈등으로 태양광 핵심 소재 폴리실리콘 가격이 치솟는 게 모듈 제조업체 등에는 악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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