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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와 협업 검토·파업도 걱정…'삼성 불문율'이 사라진다[도병욱의 지금 기업에선]

입력: 2021- 05- 16- 오후 05:00
© Reuters.  현대차와 협업 검토·파업도 걱정…'삼성 불문율'이 사라진다[도병욱의 지금 기업에선]

2019년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4대그룹 총수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KS:005930)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한국 재계에는 몇 개의 '불문율' 혹은 '상식'이 있었다. 누구도 공개적으로 이렇게 정했다고 말하지는 않지만, 오랫동안 그러한 방향으로 일이 이뤄지다보니 대부분의 재계 인사들이 고개를 끄덕이는 내용이었다. 최근 그런 불문율이 깨지고 있다. '무파업 대명사'였던 삼성에 파업 벌어질까재계 1위 삼성을 보면 최근 두 가지가 바뀔 조짐이다. 하나는 재계 2위 현대자동차그룹과 협업설이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오랫 동안 삼성과 현대차는 미묘한 관계였다. 수십 년동안 재계 1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던 사이였고, 창업주들부터 서로 '스타일'이 달랐다.

삼성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이 1985년 현대 창업주인 정주영 회장의 고희연을 직접 찾아 백자를 선물한 일이 재계에 오랫동안 회자됐을 정도다. 두 그룹의 갈등은 삼성이 1993년 완성차사업에 진출하면서 극에 달했다. 이후 두 그룹은 협업은 커녕 서로 거래도 거의 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 실무진들은 협업은 둘째치고 상대 기업의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고 의견을 올렸지만, 최고위층에서 매번 반려됐다"고 전했다.

두 그룹의 관계는 지난해 급격하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5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독대한 게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이후 삼성SDI와 현대차는 하이브리드차량에 들어갈 배터리를 공동으로 개발하기로 했고,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차량용 반도체 관련 협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의 협업은 계속 확대될 것이라고 재계 관계자들은 한 목소리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의 두 번째 변화는 '노조'다. 오랫 동안 이어졌던 "삼성은 파업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공식이 깨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최근 파업권을 확보했다. 노조원 대상 찬반투표에서 과반 이상의 찬성을 거뒀고,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조정 중지 결정을 얻어냈다. 이 두 조건이 충족되면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다. 노조는 오는 18일 집회를 할 계획이다. 조만간 파업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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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 노사는 임금 인상 수준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업계에서는 잠시라도 멈추면 막대한 피해를 입는 디스플레이 공정 특성상 노조의 파업이 회사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요 그룹끼리 싸우지 않는다'는 상식도 깨진다삼성 외 다른 기업들도 기존의 상식을 깨고 있다. 재계 3위와 4위인 SK와 LG는 서로 노골적으로 다투지 않는다는 불문율을 깼다. 두 회사는 약 2년 동안 배터리 관련 소송전을 벌였다가 최근에서야 합의를 했다. 2019년 4월 LG에너지솔루션(당시 LG화학 (KS:051910))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걸었을 때만 해도 두 회사의 갈등이 이렇게 커질 것이라는 관측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두 회사는 전면전을 불사했다. 소송과 맞소송, 이의제기 등이 이어졌다. 정세균 당시 국무총리가 공개적으로 합의를 촉구하는 발언을 해도 소용이 없을 정도였다. 양사 고위관계자들은 "절대 물러설 계획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 회사는 지난달 가까스로 합의를 했다. SK가 LG에 영업비밀 침해에 따른 합의금으로 2조원을 물어주기로 하면서다.

현대차와 LG도 짧은 기간 갈등을 빚었다. 현대차의 전기차인 코나EV에 화재가 발생하자 그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에 두고 공방을 벌였다. 코나EV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장착됐다. LG에너지솔루션이 제조하는 배터리셀의 결함인지 현대차그룹 계열사(현대케피코)가 담당하고 있는 배터리매니지먼트시스템의 문제인지에 따라 1조원 규모의 리콜 비용을 어떻게 나눌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두 회사의 갈등은 약 2주간 진행된 뒤 마무리됐다. LG가 7, 현대차가 3을 분담하는 방식이다. 재계에서는 SK-LG, 현대차-LG의 갈등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그 동안 다른 그룹에 비해 상대적으로 점잖았던 LG가 보다 공격적으로 바뀌었다는 평가가 제기됐고, 4대그룹 총수들이 가장 자주 모이던 시기에 이런 갈등이 빚어진 게 의아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은 지난해 이후 여러 차례 만났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총수들이 사적으로 만난다는 사실을 극비에 부쳤는데, 최근 들어서는 이례적으로 자주 만나고 있다"며 "총수들끼리 사적으로 친한 것과 공적인 업무는 별개로 선을 긋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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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영역 넘보지 않는다는 불문율도 깨져10대 그룹끼리는 서로의 영역을 최대한 존중한다는 불문율도 사라지고 있다. 한화가 최근 내놓은 미래 먹거리는 현대차그룹과 많이 겹친다. 한화는 최근 수소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로보틱스 등을 집중 투자하고 있는데 이들 분야는 모두 현대차그룹이 공개적으로 발표한 미래 먹거리 사업이다.

이밖에 최태원 SK 회장은 4대그룹 총수 최초로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았다. 과거에는 4대그룹 총수는 주로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직을 수행했다.

재계 관계자들은 한국 기업을 둘러싼 환경이 바뀌었고, 지난 몇 년 동안 젊은 대기업 총수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이러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전 세대의 총수들은 대부분 내수 기반의 국내 대기업을 해외 공룡 기업들과 경쟁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인물이다. 그러다보니 국내 시장을 놓고 서로 무리하게 다툴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현재 총수들 대부분은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자신의 주 무대라고 판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 대기업의 매출에서 국내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도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한국 재계의 '불문율'에 더 이상 얽매일 여유가 없다는 의미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의 의사 결정 대부분은 글로벌 시장을 기준으로 내려진다"며 "앞으로도 기존 재계의 불문율을 계속 깨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국내 대기업간 피튀기는 경쟁과 기대 이상의 광범위한 협업이 모두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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