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로스앤젤레스, 1월18일 (로이터) - 미국의 여러 주지사들은 15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수 천만 회분을 존재하지도 않는 재고에서 즉시 공급하겠다고 자신들을 속였다고 비난했다.
알렉스 에이자 보건장관은 지난 12일 백신이 가장 필요한 이들에 대한 1차 접종이 부진해 속도를 내기 위해 정부가 2차 접종용으로 비축하고 있던 수 천만 회분을 방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에이자 장관은 당시 각 주에 추가 공급분을 65세 이상의 모든 국민들에 대한 접종 개시에 활용할 것을 촉구했었다.
그는 그러나 15일 NBC뉴스에 백신 비축분을 갖고있지 않다고 고백했다.
그는 비축분은 없지만 2차 접종 물량을 공급할 수 있게 충분히 생산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도 같은 날 연방 정부의 비축분이 12월 말 모두 소진됐으며 남아있는 것이 없다고 보도했다.
주지사들에게 약속된 백신 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뉴욕의 대형 병원 한 곳 이상이 접종 예약을 대거 취소하는 등 곳곳에서 백신 부족으로 인한 혼란이 벌어졌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달 연방 규제당국이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을 긴급승인한 이후 지금까지 접종을 마친 사람은 1,060만명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정부가 2020년 말까지 약속했던 2,000만명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여러 주지사들은 재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실망감을 공개적으로 토로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에이자 장관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지난주 주지사들과의 컨퍼런스콜에서 미시간주에 보관된 5천만 회분 등 백신 비축물량 방출을 약속했다면서, "그런데 그것을 받을 수 없다는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뉴섬 주지사와 케이트 브라운 오리건 주지사를 비롯해 대부분 민주당 소속인 주지사 최소 10명이 같은 입장을 내놨고, 토니 에버스 위스콘신 주지사는 이 상황을 '모욕'이라고 표현했다. 또 자레드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는 에이자 장관이 거짓말을 했다며 "매우 실망"했다고 말했다.
화이자 측은 연방정부의 요청으로 2차 접종분 공급을 보류하고 있었으며, 공급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화이자 대변인은 성명에서 "초고속작전 측이 최근에야 2차 접종물량 운송을 시작하라고 요청해왔다"고 밝혔다.
한편 CDC는 15일 영국을 휩쓴 변이 바이러스가 3월쯤이면 미국에서도 광범위하게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해 접종 속도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다.
빌 드 블라시오 뉴욕시장은 인구 800만명 이상 중 30만명이 접종을 받았으나, 백신이 보충되는 속도보다 접종 속도가 빨라 이번주에 재고가 바닥날 것이라고 밝혔다.
20일 취임을 앞둔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15일 "형편없이 실패한" 백신 배포를 가속화하기 위해 주사기 등 기타 필요물품 생산 확대를 지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취임 100일 안에 인구의 3분의 1인 1억명에게 백신을 접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 원문기사 (신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