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Times - 서울 송파구 잠실동과 강남구 일대 아파트 단지. [사진=뉴스1]
[시티타임스=한국일반] 지난 1분기 가계 여윳돈이 50조원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정부의 순조달은 50조원을 넘어서면서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24년 1/4분기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1분기 국내 부문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26조2000억원으로 전분기(21.4조원)에 보다 4조8000억원 확대됐다.
순자금운용은 금융자산 거래액(자금운용)에서 금융부채 거래액(자금조달)을 뺀 값으로, 빌린 돈을 빼고 순수하게 예금·주식·펀드·연금 등의 자산으로 굴린 여윳돈을 뜻한다.
국내 여윳돈은 지난해 서서히 늘어나는 양상을 보였다. 고금리·고물가 여파로 가계 여윳돈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나타낸 반면 기업 등 비금융법인의 순조달이 금리 상승, 경기 위축 등의 영향으로 급감했기 때문이었다.
올해 1분기의 경우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1분기 순자금운용 규모는 77조6000억원으로 전분기(29.8조원) 대비 47조8000억원 대폭 증가했다.
예금, 채권, 주식·펀드를 중심으로 자금운용이 증가(39조→79조원)했으나 은행대출 등 금융기관 차입이 줄어들면서 자금조달이 더욱 크게 감소(9.2조→1.4조원)한 결과였다.
특히 아파트를 비롯한 부동산 투자 감소가 가계 여윳돈 증가의 배경으로 분석됐다.
이로써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해 4분기 93.6%에서 올해 1분기 92.1%로 1.5%포인트(p) 하락했다.
같은 기간 일반정부의 자금운용은 마이너스(-) 50.5조원으로 역대 최대 순자금조달을 경신했다. 전분기 순운용(8.6조원)에서 상당한 규모의 순조달로 돌아선 것이다.
정진우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정부의 수입보다 지출이 더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정부가 서민 체감 경기 개선을 위해 재정 조기 집행을 선포하고 실제로 재정 지출이 1분기 매우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앙정부만 아니라 지자체에서도 사회복지 지출이 대거 집행됐다"며 "이에 자금 조달을 위한 국채 발행이 40조원 가까이 크게 늘어난 데다 한은 차입금을 포함한 금융기관 차입금도 약 29조원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정부 순조달이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운 데에는 4월 총선 영향도 있었다는 분석이다.
1분기 비금융법인은 기업 당기순이익 증가, 유무형 자산 투자 감소 등으로 순자금조달 규모(-1.6조원)가 전분기(-6.9조원) 대비 축소됐다.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도 지난해 4분기 113.0%에서 지난 1분기 112.3%로 0.7%p 소폭 내렸다.